'게임스탑 현상' 시장 덮치나…뉴욕증시 2%대 급락(상보)

by김정남 기자
2021.01.28 06:59:13

뉴욕 증시 3대 지수, 2%대 급락 마감
최대 화두는 게임스탑…"투기판 악영향"
AMC, 익스프레스 등 300% 이상 폭등
"개미들 투기 거래, 시장 신뢰 잠식해"
파월 "경제 불확실" 언급에 시장 흔들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뉴욕 증시가 갑자기 급락했다. 개인투자자들의 투기적 거래로 인한 ‘게임스탑 현상’이 증시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05% 하락한 3만303.1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57% 내린 3750.77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61% 하락한 1만3270.60을 기록했다.

(사진=AFP 제공)
요즘 월가의 최대 화두는 게임스탑이다. 게임스탑 주가는 이날 장중 또 폭등한 끝에 134.84% 오른 주당 347.51달러에 마감했다. 최근 10거래일간 상승률이 무려 1643.91%에 달한다. 게임스탑 외에 AMC(301.21%), 익스프레스(214.14%), 베드배스&비욘드(43.45%) 등이 개인투자자들의 집중 매수로 인해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폭등했다. 공매도 세력과 ‘쩐의 전쟁’에서 이긴 개미들이 다음 사냥감을 찾아나선데 따른 결과다.

개미와 헤지펀드간 대결 양상이 게임스탑 하나로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면서, 시장 불안감은 더 커진 기류다. 바이털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풀리 창립자는 “시장 참가자들은 그간 게임스탑 현상을 호기심와 재미로 지켜봤다”며 “하지만 이같은 폭등이 며칠째 이어지면서 시장 신뢰를 잠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게임스탑발(發) 증시 폭락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이날 급락이 그 전조일 수 있다는 공포다.



CNBC 등 주요 외신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 등을 통한) 특정 주식 광풍을 규제할 당국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의 ‘어닝쇼크’는 장중 지수 하락 압력을 더했다. 이날 보잉은 지난해 4분기 84억달러(약 9조3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간 순손실은 119억4000만달러로 사상 최악의 실적이다. 지난해 팬데믹 이후 항공기 수요가 확 떨어진 데다 추락 사고를 낸 737맥스 기종의 운항이 정지된 여파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582억달러로 전년 대비 24% 감소했다.

특히 4분기 상업용 항공기 매출액은 47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줄었다. 지난해 항공기 주문 취소가 역사상 가장 많았다고 CNBC는 전했다.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 나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게임스탑 사태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다만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경제에 상당한 위험 요인을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불확실하고 힘든 시기가 남아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시장의 불안감은 더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