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한인 의사 “냉동 트럭에 시신 보관…9·11보다 더 쇼크”
by장구슬 기자
2020.04.06 08:32:24
미국 확진자 30만 명 넘어…전세계 감염자 4분의1 수준
뉴욕서만 11만 명 감염…“9·11 테러 때보다 더한 재난”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30만 명을 넘어섰다. 120만 명이 넘는 전 세계 감염자의 4분의 1에 이르는 수치다. 그 중 뉴욕에서만 11만 명 넘는 감염자가 나왔다. 뉴욕에 있는 한 한국계 의사는 9·11 테러 때보다 더한 재난이라고 말했다.
| 이현지 뉴욕 한인의사협회장 인터뷰 (사진=SBS ‘뉴스8’ 뉴스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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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지 뉴욕 한인의사협회장은 지난 5일 SBS ‘뉴스8’과 인터뷰를 통해 “제가 9·11 (테러) 때도 레지던트 생활을 해서 경험이 있었는데, 그때와 지금은 너무 다르다”며 “그때는 순간적인 쇼크였지만, (지금은) 끝이 안 보이니까 더 힘들고, 더 길게 가야 한다고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뉴욕에서만 20년 동안 의사 생활을 한 이 회장은 “지금 병원들이 다 (환자들로) 꽉 찼다. 코로나 바이러스 하나 가지고 이렇게 환자가 갑자기 많이 증가한 건 정말 처음 본다”고 했다.
뉴욕에선 코로나19 사망자가 폭증하면서 장례 치르기도 어려워 시신을 냉동 트럭에 임시 보관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실제로 그렇다”며 “갑작스럽게 사망하시는 분들이 생겨서 그 시신들을 다 한꺼번에 처리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그렇다)”고 SBS에 설명했다.
또한 지역 감염이 워낙 만연해 검사 및 입원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회장은 “중환자 병원에 입원할 환자들 위주로 지금 (코로나19)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거의 다 감염됐다고 보고 지금 집에서 그냥 격리하라고 시에서 지시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오후 4일 오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3만3000여 명 증가한 30만8850명으로 집계됐다. 미국 내 최대 확산지인 뉴욕주의 확진자는 하루새 1만841명 증가한 확진자는 11만3704명까지 늘었다.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8407명으로 집계됐으며, 뉴욕주에서만 3565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