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 뮤지컬

by경향닷컴 기자
2008.12.26 13:05:00

[경향닷컴 제공] 사건·사고에 경제한파까지… 2008년의 송년은 경박한 ‘망년’을 떠올려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혼돈의 세상을 살아오기는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아빠의 한숨을 보고, 엄마의 눈물을 보지 않은 어린이가 없을 정도다. 이들의 송년에 희망을 주고, 용기를 줄 수 있는 공연을 모아봤다. 인기 캐릭터가 탄성을 자아내는 ‘무공해 공연’부터 가슴 따뜻한 이야기에 미소를 짓게하는 ‘공동체 명작’까지. 송구영신의 간절함은 먼곳에 있지 않다.

내는 ‘무공해 공연’부터 가슴 따뜻한 이야기에 미소를 짓게 하는 ‘공동체 명작’까지. 송구영신의 간절함은 먼곳에 있지 않다.



인기 캐릭터 ‘도라에몽’이 가족뮤지컬 ‘내친구 도라에몽’으로 공연된다. 귀여운 외모와 신기한 4차원 비밀도구를 가진, 미래에서 온 파란 로봇고양이 ‘도라에몽’은 뛰어난 상상력과 특유의 명랑함으로 오랫동안 인기를 누려왔다. 가족뮤지컬 ‘내친구 도라에몽’은 원작 만화의 특성을 재현하기 위해 동원된 특수효과가 돋보이는 뮤지컬로, TV 프로그램이나 게임·만화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폭력·욕설이 전혀 없는 무공해 뮤지컬이다.

 이번 공연은 초등학생 진구가 발견한 공룡알에서 아기 공룡 ‘피스케’가 태어나고, ‘피스케’의 엄마를 찾아 주기 위해 1억년 전 공룡시대로 떠난 도라에몽과 친구들의 모험담을 다룬 공연이다.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적은 있지만 뮤지컬로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공연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인형탈과 무대의상, 4차원 비밀도구라 불리는 마술적 요소 등을 일본에서 직접 공수해왔다. 2009년 1월8일~2월8일, 코엑스 그랜드컨퍼런스룸, 3만~4만원. (02)337-2585



 이 공연의 무대는 서유기 마법학교다. 이 학교의 교장선생님은 삼장법사이고, 서유기 마법학교의 학생들은 게임중독에 빠져 있다. 이 탓에 가뜩이나 반들반들 대머리의 소유자 삼장법사 교장선생님의 머리숱은 요즘 들어 더 없어지고 있다. 삼장법사 고민거리 중 최악의 개구쟁이는 서유기 마법학교의 게임 챔피언 삼총사 손오공·저팔계·사오정이다. 참다못한 삼장법사가 이들에게 게임 금지령을 내리고, 자신들의 꿈을 찾아오라는 숙제를 내준다.



 자신의 꿈을 인터넷과 홈쇼핑에서 찾으려고 하는 우리 삼총사가 과연 삼장법사의 숙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한편 게임왕국에서는 아이들을 더 심한 게임중독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우마왕과 그의 일당들이 밤낮없이 게임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삼장법사의 게임금지령이 내려지자 게임왕국도 비상이 떨어졌고, 결국 이들은 삼장법사를 납치했다. 격분한 손오공과 저팔계, 사오정은 삼장법사를 구하기 위해 게임왕국으로 뛰어들게 된다. 이 공연은 뮤지컬 ‘그리스’의 연출로 유명한 정태영이 연출을 맡았다. 2009년 1월1~25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1만~2만5000원. (02)399-1114



 연말연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최고의 레퍼토리는 ‘호두까기인형’이다.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와 뮤지컬 ‘대장금’의 제작자로 유명한 송승환 PMC프로덕션 대표가 ‘호두까기인형’을 뮤지컬로 만들었다. 그간 고전발레로 보던 것과는 또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마리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큰아버지로부터 선물받은 호두까기인형을 오빠가 망가뜨리자 울다가 잠이 든다. 그날 밤 생쥐들이 마리의 침실에 몰래 들어온다. 깜짝 놀란 마리는 호두까기인형과 함께 생쥐와 싸우다가 그만 아파서 쓰러지게 된다. 병문안을 온 큰아버지는 호두까기인형을 고쳐주면서 호두까기인형에 얽힌 전설을 이야기해 준다. 원작동화에는 없는 ‘마음요정’이라는 캐릭터가 등장해 등장인물과 관객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하면서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2009년 1월18일까지,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대극장, 3만~5만원. (02)738-8289



 올해로 5번째 무대에 올려진 서울예술단의 명작시리즈 뮤지컬 ‘크리스마스캐롤’은 물질 만능사회에서 자칫 잃어버리기 쉬운 ‘인간성 회복’을 테마로 하고 있다. 이 작품은 관객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동화적 팬터지를 갖고 있는 작품이다. 또한 체코 작곡가 데니악바르탁의 서정적인 음악과 함께 유럽 정통의 크리스마스를 재현하며 아름다운 무대와 의상으로 가족이 함께 보는 대표 뮤지컬로 손꼽히고 있다.

 의미도 남다르다. 2004년 장애인, 2005년 소년원생, 2006년 혼혈아동 등 매년 소외계층과 함께 제작되어 관객들에게 사랑과 나눔의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평단과 관객들로부터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에는 4명의 새터민(탈북자)이 합류했다. 이들과 함께 2004년부터 이 작품에 출연했던 장애인 연기자들도 함께 참여해 다시 한번 따뜻한 감동을 전한다.

 이병훈 연출은 “온 가족이 관람할 수 있는 감동뮤지컬인 만큼 사랑, 가족, 희생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되새길 수 있었으면 한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오는 30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3만~7만원. (02)501-78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