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뜨거운 여름을 동해안에서 즐겼다면, 이제 가을에는 강원도를 대표하는 고원지역 평창으로 가 보자. 평창은 사시사철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은 곳으로 꼽힌다. 그러나 평창의 정취를 느껴보려면 역시 가을이 제격이다. 점점 서늘해지는 바람을 느끼며 평창으로 떠나보자. 평창군이 발간한 ‘평창으로 떠나는 가을여행’ 책자에 소개된 명소를 추려본다. 평창 봉평에서는 16일까지 ‘소금을 뿌려놓은 듯한’ 메밀밭 풍경을 뽐내는 효석문화제도 열리고 있다.
▲ 대관령 양떼목장
= 오대산은 가을 단풍이 제법 볼만하다. 또 천년고찰인 상원사, 월정사가 그윽한 분위기를 더한다. 월정사 일주문에서 이어지는 1㎞ 전나무 숲길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풍경이 됐다. 욕심이 더 난다면 월정사에서 상원사로 이어지는 흙길도 걸어볼만 하다. 다만 거리가 8㎞를 넘기 때문에 단단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월정사로 가는 입구에 있는 한국자생식물원에서는 이름조차 알기 어려운 식물이나 다른 곳에서는 이미 사라진 귀한 풀꽃들을 볼 수 있다.
▲ 월정사 전나무 숲길
=양떼목장과 삼양 대관령 목장은 해발 1000m를 넘나드는 고지의 초원에자리잡아 이국적인 풍광을 자랑한다. 양떼, 젖소들이 평화롭게 풀을 뜯는 모습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삼양목장 안 동해전망대에서는 동해와 드넓은 목장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영동고속도로 옛 대관령 휴게소에서 선자령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광활한 초원의 파노라마를 즐길 수 있다. 인근에 있는 진부면 척천리의 방아다리 약수는 미네랄이 풍부해 신경통, 피부병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 허브나라
=소설가 이효석의 고향인 봉평 일대에는 메밀밭이 지천이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하얀 메밀꽃밭의 정경은 가을에 어울린다. ‘효석 문화마을’이라는 이름으로 평창군이 조성해 놓은 볼거리도 많다. 물레방아, 섶다리, 장터 등은 옛 정취를 살려낸다. 또 이효석 문학관에서는 이효석의 작품과 그가 살던 시대를 느껴볼 수 있다. 요즘은 효석 문화제 기간이어서 많은 관람객들이 시끌벅적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 평창의 대표적인 가을 풍경으로 꼽히는 봉평의 메밀밭. /주완중 기자 wjjoo@chosun.com
=평창 지역에는 송어 양식장이 몰려있다. 덕분에 송어회와 매운탕이 유명하다. 오삼불고기는 동해에서 잡은 싱싱한 오징어와 삼겹살을 고추장 양념에 버무려 철판에 구워먹는다. 겨우내 대관령에서 자연이 만들어낸 황태를 소재로 한 요리도 많다. 개운한 황태 해장국, 구수한 전골, 매콤한 구이 등이 입맛을 돋운다. 평창의 대관령 한우는 청정 고원에서 자라나 우수한 품질을 자랑한다. 강원도의 맛을 대표하는 막국수는 역시 평창에서도 손꼽히는 메뉴이다.
=가을은 하늘이 가장 청명한 계절이다. 청정지역 평창이나 별 보기에는 금상첨화다. 그냥 밖에 나가 하늘을 올려다보면 무수한 별무리가 보인다. 가을에는 직녀성, 견우성이 눈에 잘 띈다. 밤하늘 은하수를 바라보며 상상의 바다를 헤엄쳐보자. 별자리 지도를 미리 갖추면 더욱 좋다. 봉평 효석 문화마을에서 가까운 허브나라는 요리, 향기, 공예, 약용, 미용, 명상 등을 테마로 100여종의 허브를 가꾸며 선보이는 명소이다.
강원 평창군 봉평면 효석문화마을 일대 메밀꽃밭에 휴일인 9일 관광객들이 몰려 초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주완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