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지스함 충돌 컨테이너선 선장 "경고에도 안 피해"-로이터

by김형욱 기자
2017.06.27 07:52:30

7명 사망사고 관련 첫 관계자 증언

지난 17일 필리핀 선적의 컨테이너선과 충돌해 파손된 미 해군 7함대 소속 이지스 구축함 피츠제럴드호가 일본 요코스카항에 정박돼 있다. AFP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지난 17일 새벽 1시반께 일본 시즈오카현 이즈반도 인근 해상에서 충돌 사고를 겪은 미 해군 7함대 소속 이지스 구축함 '피츠제럴드 호'가 부딪힌 필리핀 컨테이너선 측의 위험 경고에도 선로를 변경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315t급 피츠제럴드호는 이번 충돌로 오른쪽 옆구리가 크게 부서졌다. 또 미 해군 일곱 명이 죽고 함장을 포함한 세 명이 다쳤다. 미 해군으로선 콜(Cole) 호가 2000년 예멘 아덴만항에서의 폭탄 피해를 받은 이후 가장 큰 손실이다. 2만9000t급으로 세 배 가량 큰 컨테이너선은 큰 파손이 없었으며 승무원 20명도 무사했다.

이지스함과 충돌한 필리핀 선적의 컨테이너선 ACX 크리스털(CRYSTAL)호의 선장 로널드 어드빈쿨라(Ronald Advincula) 피츠제럴드호가 갑자기 자신의 경로로 다가오기에 불빛으로 신호를 보냈다고 증언했다고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밝혔다. 미·일 양국의 수사당국 여섯 곳이 사고 원인을 합동조사중인 가운데 직접 당사자의 첫 증언이다. 피츠제럴드 호에 탑승했던 미 해군에는 함구령이 내려진 상태다. 이번 사고는 안 그래도 그 원인을 두고 각종 추측이 나왔다. 이지스함은 하늘의 비행체를 탐지하는 최첨단 레이더를 탑재하고 있지만 선박 탐지는 일반 선박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시에도 당직 군인이 레이더를 보며 육안으로 좌우를 살펴야 한다. 그러나 사고 당일은 맑았고 안개도 짙지 않아 불빛만응로도 상대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컨테이너선 선장은 충돌을 피하고자 우현으로 키를 돌렸으나 충돌 위험을 인지한지 10분 만에 부딪혔다고 일본의 선박 소유주 다이니치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에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 해군은 이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로이터통신 역시 이 증언을 입증할 만한 구체적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 미 해군은 다만 현재 피츠제럴드호의 선장은 부상으로 조사에 응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