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모멘텀 부각된 제주항공…주가는 ‘글쎄’

by유재희 기자
2016.11.12 09:51:00

올해 27% 급락…대형항공사 대비 낙폭 두드러져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경쟁 심화 탓
“성장모멘텀 유효…이익 안정성도 높아질 것”

자료: 마켓포인트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성장 기대감이 컸던 저비용항공사 대표주자 제주항공 주가 움직임이 영 신통치 않다. 업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데다 높아진 실적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신성장동력 확보 등 성장모멘텀이 유효하다는 판단에서다.

1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제주항공(089590) 주가는 올들어 27% 넘게 급락했다. 특히 지난 8월 중순 3만7350원까지 반등한 후 3개월 만에 22% 가까이 떨어졌다. 반면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올해 각각 4.5%, -2.4%의 등락률을 기록했다.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의 비지니스 전략과 사업 환경 등은 차이가 있어 단순 비교는 무리가 있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그룹 리스크 및 재무건전성 우려에 발목이 잡혔던 것을 고려할 때 제주항공의 낙폭이 지나쳤던 셈이다. 특히나 저유가 기조 및 업황 호조가 지속됐다는 점에서 의문이 남는 상황.

전문가들은 제주항공의 주가 부진 배경으로 경쟁 심화를 꼽는다. 지난 10월부터 에어서울이 국제선 운항을 시작하면서 국내 저비용항공사만 6개가 됐다. 기존 저비용항공사들이 경쟁적으로 기재를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에어서울의 시장 진입은 경쟁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KB투자증권은 “제주항공의 주가가 업황 호조에도 부진한 것은 중·단거리 국제선의 경쟁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며 “저비용항공사들의 운항횟수가 모두 함께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이 지역의 국제 여객 단가가 계속 상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상장 후 실적에 대한 신뢰성을 잃은 점도 문제다. 제주항공은 지난 1~2분기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영업실적을 발표했다.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실망감이 커졌다”며 “최근 원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어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지금까지의 악재를 딛고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은 평가를 내놓고 있다. 추가 성장성 측면에서 여전히 메리트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윤소정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여행 수요 고성장세와 지속적인 외형확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 효과 극대화 등을 통해 내년 실적은 두자릿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실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저비용항공사 점유율 1위인 제주항공의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만8000원을 유지했다.

신민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높은 가격 경쟁력을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 일본·동남아 중심의 내국인 출국 확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며 “또한 항공기 도입방식 변화와 호텔사업 투자 등으로 향후 이익 안정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올해와 내년 수익 전망치를 소폭 하향 조정하면서 목표주가는 종전 4만5000원에서 4만원으로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