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종가 롯데, 홈쇼핑 첫 성적표 '기대이하'
by유용무 기자
2008.03.14 09:35:54
`롯데` 브랜드 달고도 작년 매출·순익 `곤두박질`
[이데일리 유용무기자] 지난해 홈쇼핑업계 판도 변화의 `핵`으로 주목받았던 롯데홈쇼핑의 지난해 실적이 성장은 커녕 오히려 뒷걸음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롯데쇼핑(023530)의 작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롯데홈쇼핑(법인명 우리홈쇼핑)은 지난해 매출액 242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393억원을 달성하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 2006년 실적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매출의 경우 4.5%, 순이익은 38.9% 각각 줄어든 수치다.
앞서 롯데쇼핑은 지난 2006년 8월 홈쇼핑업계 4위 우리홈쇼핑의 지분 53%를 4667억원에 인수하며 홈쇼핑 사업에 첫 발을 내디딘 바 있다.
롯데쇼핑은 우리홈쇼핑을 인수하면서 `롯데`의 브랜드 파워와 기존 유통사업과의 강력한 시너지를 통해 `업계 리딩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홈쇼핑 사업 진출 첫 해, 기대 이하의 부진한 성적을 내놓음에 따라 향후 사업 운용에 암운이 드리우게 됐다. 특히 업계 선두권인 GS홈쇼핑(028150)(작년 매출 5929억원), CJ홈쇼핑(035760)(5188억원) 등과의 격차 또한 두 배 이상 벌어지면서 `선두권 진입`이란 꿈도 사실상 물건너가는 분위기다.
사실 롯데는 홈쇼핑 사업을 시작하면서 나름 기대하는 바가 컸다. 특히 지난해 5월, 브랜드를 `롯데`로 바꾸고 매출이 급신장할 때만 해도 그랬다. 당시 롯데홈쇼핑은 매출이 전년보다 40% 이상 늘었다며 호들갑을 떨었었다.
하지만 출범 초기 매출 상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마케팅 공세가 한풀 꺾이면서 실적도 뒷걸음질치기 시작했다.
업계 안팎에선 롯데홈쇼핑의 실적 부진이 `롯데`라는 브랜드 파워가 홈쇼핑 사업에서 통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갈등 관계에 있는 태광의 비협조와 SO 송출수수료 인상 등도 실적 감소에 한 몫했다는 지적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한때 롯데의 홈쇼핑사업 진출에 긴장했던 기존 홈쇼핑 업체들도 평온을 되찾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