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워시 변수’에 금융 시장 긴장, 환율 동향에 더 신경써야

by논설 위원
2026.02.03 05:00: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케빈 워시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으로 지명하자 세계 금융시장이 즉각 반응을 보였다. 달러는 강세로 돌아선 반면 대체재 성격의 금과 은, 비트코인의 가격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연준 의장은 ‘경제대통령’으로 불릴 만큼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 한국 금융시장도 주가와 환율 등 여러 측면에서 영향을 받는다. 우리로선 5월 취임을 앞둔 신임 의장이 어떤 정책을 펴든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채비를 갖춰야 한다.

시장은 워시 지명자를 매파로 분류했다. 긴축을 옹호하는 매파는 금리인하에 부정적이다. 그 여파로 달러가 강세로 방향을 틀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의 달러 흐름에 대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약세를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러나 워시가 낙점됐다는 소식에 시장은 금리인하 가능성을 낮게 봤고 이는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워시 지명자는 연준 이사 시절이던 2011년 당시 벤 버냉키 의장의 제로금리와 양적완화(QE)에 반발해 자진 사퇴한 적이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을 받은 워시 지명자가 ‘매파 본색’을 이어갈지는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인하에 소극적인 현 제롬 파월 의장을 공개 비난하면서 후임자는 금리인하 찬성파를 임명하겠다는 뜻을 공공연히 밝혔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워시 지명자가 대통령의 뜻을 거스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워시가 정권에 따라 말을 바꾸는 ‘정치적 동물’이라고 비판했다.

워시 지명자가 매파이든 비둘기파이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대비가 필요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원·달러 환율에 대해 “관련 당국에 의하면 한두 달 정도 후 1400원 전후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환율은 이후 내림세(원화값 상승)를 보였으나 돌연 ‘워시 변수’가 나타났다. 국내 증시도 코스피가 어제 5% 넘게 급락하며 4,949. 67까지 밀리는 등 영향이 뚜렷했다. 워시 지명자가 연준의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거리지만 압력에 굴복하면 미 경제의 신뢰가 흔들리면서 달러, 국채 등을 내다 파는 ‘셀 아메리카’가 나타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