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업계 최소 두께 저전력 D램 구현… 온디바이스AI 공략 가속

by김응열 기자
2024.08.06 08:54:30

12나노급 LPDDR5X D램 양산…패키지 두께 0.65mm 불과
웨이퍼 뒷면 연마 공정 극대화…디바이스 발열 제어 유리
온디바이스AI 개화 따라 성장하는 모바일 D램…”1위 사수”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온디바이스AI 기기 메모리 경쟁력을 끌어올리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업계 최소 두께의 저전력 LPDDDR 메모리 패키지 양산을 시작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12나노급 LPDDR5X D램 12·16GB(기가바이트) 패키지 양산을 시작했다고 6일 밝혔다.

삼성전자 LPDDR5X 0.65mm 제품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LPDDR5X 0.65mm 제품 크기 비교. (사진=삼성전자)
이 제품의 두께는 0.65mm다. 현존하는 12GB 이상 LPDDR D램 중 가장 얇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소 크기 12나노급 LPDDR D램을 4단으로 쌓고 패키지 기술, 패키지 회로 기판 및 EMC(반도체 회로 보호재) 기술 등 최적화를 통해 이전 세대 제품 대비 두께를 약 9% 줄였다. 열 저항도 약 21.2% 개선했다.

또 패키지 공정 중 웨이퍼 뒷면을 연마하는 백랩(Back-lap) 공정 기술력을 극대화해 웨이퍼를 최대한 얇게 만들며 최소 두께 패키지를 구현했다.

삼성전자 LPDDR5X 0.65mm 제품 크기 비교. (사진=삼성전자)
주로 스마트폰, 노트북 등에 쓰이는 모바일 LPDDR D램은 저전력·고용량 외에 제품을 얇게 패키징하는 것도 중요한 경쟁력으로 꼽힌다. 최근 모바일 기기 두께는 가볍고 얇아지고 있지만 고성능 지원을 위해 내부 부품 수는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좁은 공간 안에 더 많은 부품을 넣어야 하는 만큼 메모리 역시 두께가 얇아지고 있다.



특히 D램이 얇아지면 추가적인 여유 공간 확보가 가능해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유도할 수 있다. 이는 기기 내부 온도 제어에 도움을 준다. 일반적으로 높은 성능을 필요로 하는 온디바이스 AI는 발열로 기기 온도가 일정 구간을 넘기면 성능을 제한하는 온도 제어 기능(Throttling)이 작동한다. 지나친 기기 과열로 인한 기기 손상을 막는 기능이다. 발열 제어에 유리한 삼성전자 제품을 사용하면 온도 제어 기능이 작동하는 시간을 늦출 수 있고 속도, 화면 밝기 저하 등의 기기 성능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 LPDDR5X 0.65mm 제품 탑재 예시.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과거에도 업계 최소 두께의 모바일 D램 패키지를 구현한 바 있다. 지난 2013년 4월 20나노급 ‘2GB LPDDR3’를 세계 최소 두께인 0.8mm로 구현했고 약 10년 만에 LPDDR5X 제품도 업계 최소 두께를 실현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0.65mm LPDDR5X D램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및 모바일 업체에 적기 공급해 저전력 D램 시장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또 향후 6단 구조 기반 24GB, 8단 구조 32GB 모듈도 가장 얇은 LPDDR D램 패키지로 개발해 온디바이스AI 시대 고객의 요구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지속 공급할 계획이다.

온디바이스AI 개화 기대감에 따라 모바일 D램 시장의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고성능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모바일 D램이 유닛당 2023년 7.02GB에서 오는 2028년 15.22GB로 약 2.16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성장하는 시장에서 경쟁력 제고를 통해 모바일 D램 1위 지위를 지키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모바일 D램 매출 점유율은 57.9%이며 옴디아가 집계를 시작한 2012년부터 줄곧 1위에 올라있다.

배용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장 부사장은 “고성능 온디바이스AI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LPDDR D램 성능뿐 아니라 온도 제어 개선 역량도 중요해졌다”며 “기존 제품 대비 두께가 얇은 저전력 D램을 지속 개발하고 고객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LPDDR5X 0.65mm 제품 크기 비교. (사진=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