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155엔 돌파’ 여파…환율 1380원대 회복 시도[외환브리핑]
by이정윤 기자
2024.04.25 08:34:19
역외 1375.5원…8.55원 상승 출발 전망
일본 구두개입에도 엔화 가치 34년 만에 ‘최저’
일본은행, 25~26일 금융정책결정회의 주목
인민은행, 채권 금리 바닥에 구두개입…위안화 약세
美1분기 GDP 발표 임박…달러화 보합권
국내 1분기 GDP 1.3% ‘서프라이즈’·일본 실개입 관건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은 1380원대로 회복이 예상된다. 달러·엔 환율이 저항선인 155엔을 돌파하면서 엔화 약세에 원화도 동조성이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중국 위안화 약세도 심화해 환율 상방 압력은 더욱 거셀 것으로 보인다.
25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75.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25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69.2원) 대비 8.55원 상승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외환당국의 잇따른 구두 개입에도 엔화 가치가 연일 추락하며 달러·엔 환율이 155엔을 돌파했다. 155엔을 넘어선 것은 1990년 6월 이후 34년 만에 처음이다. 현재 이날 오전 8시 14분 기준 달러·엔 환율은 155.23엔을 나타내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올해 1월 2일만 해도 1달러당 140엔 수준이었으나 가파르게 우상향 기조를 보여왔다. 이후 엔화 가치는 여러 차례 34년 만의 최저 수준 기록을 경신했다.
이에 따라 일본 당국자들은 시장 개입에 나설 수도 있다는 취지로 개입 발언을 반복했지만 엔화 약세에 좀처럼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높은 긴장감을 갖고 보고 있다”며 “각국 관계 당국과 긴밀히 의사소통하면서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경계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25∼26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시장 동향과 정책 방향 등을 논의한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회의에서 17년 만의 금리 인상을 결정했으나, 이달에는 금리에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역외 위안화도 상승했다. 중국의 국채와 회사채 등 채권 금리가 역대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금리가 너무 내려갔다(채권값 상승)고 판단한 중국 인민은행은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구두 개입에 나섰다. 이에 달러·위안 환율은 7.27위안대로 올라 거래되고 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과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를 대기하며 달러화는 보합 수준이다. 달러인덱스는 24일(현지시간) 오후 7시 18분 기준 105.83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장 마감 이후 발표되는 미국 경제성장률이 2.5%로 예상되면서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크다.
원화 강세 요인도 있다. 이날 개장 전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1분기 전기비 성장률은 1.3% 성장했다. 2021년 4분기 전기비 1.4% 성장한 이후 2년 1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전년동기비 성장률은 3.4%를 기록했다. 이 역시 2021년 4분기(4.3%) 이후 2년 1분기 만에 최고치를 보인 것이다.
이날 엔화,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 약세에 환율 상승 압력이 크겠다. 다만 국내 내수 경제가 탄탄하다는 게 입증되면서 원화 강세 재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일본은행이 구두개입을 넘어서 장중 실개입에 나선다면 엔화는 급격히 강세로 돌아서며 원화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