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프랑스에 가스 공급 전면중단 통보…"성장 위협" 우려

by김윤지 기자
2022.08.31 08:34:38

가스프롬, 대금 미지불 이유로 '중단' 통보
이미 공급량 급감…엔지 "이미 물량 확보"
31일부터 사흘간 노르드스트림1도 중단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이 내달부터 프랑스 에너지 기업 엔지(Engie)로 향하던 가스 공급을 전면 중단한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진=AFP)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가스프롬은 이날 기준 7월분으로 프랑스에 공급한 가스 대금을 지급 받지 못했다면서 이처럼 밝혔다. 이에 가스프롬은 공급된 가스에 대한 전액 지불이 이뤄질 때까지 오는 9월 1일부터 엔지에 대한 가스를 공급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대통령령에 따라 해외 가스 구매자가 계약 조건대로 전액을 지불하지 못 할 경우 해외 구매자에게 가스 추가 공급은 금지된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오전 가스프롬은 프랑스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줄인다고 밝힌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전면 중단’으로 입장을 바꾼 것이다.

엔지는 가스프롬의 공급 전면중단이 고객 공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엔지는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물량을 이미 확보했다”며 “가스프롬의 가스 공급 중단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직접적인 재정적 및 물리적 영향을 크게 줄이기 위한 일련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가스프롬이 엔지에 공급하는 천연가스 물량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미 대폭 축소됐다. 현재 러시아산은 엔지의 가스 수입에서 4% 미만 비중을 차지하나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는 17%에 달했다.

프랑스는 사용하는 천연가스의 3분의 1을 노르웨이에서 수입하고 있어, 독일 등 여타 유럽연합(EU) 회원국보다 상대적으로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낮은 편이다. 그렇다고 ‘에너지 위기’에서 자유롭다고 보긴 어렵다. 브루노 르메르 재무부 장관은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과감한 감축이 올해 프랑스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2.5% 전망치를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아녜스 파니에-루나셰 에너지전환부 장관은 “러시아가 가스를 전쟁 무기로 사용하고 있으며, 우리는 공급이 완전히 중단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다음 달 2일 가스와 전기 등 에너지 위기 대책 마련을 위한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지난 6월 가스관 터빈을 이유로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드스트림1을 통한 유럽향(向) 천연가스 공급을 대폭 축소한 후 현재 기존 물량의 20%만 공급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스프롬은 압축기 장치 유지 보수 및 고장 예방 작업 차원에서 이달 31일부터 사흘 간 노르드스트림1을 통한 가스 공급을 끊는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