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 1회 주유로 대한민국 한바퀴에 도전하다 (2) - 43리터로 1,400km를 달리다.
by김학수 기자
2017.06.08 08:07:08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지난 4월, 토요타가 1회 충전, 주유 시 최대 960km를 달릴 수 있다고 밝힌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타입의 ‘프리우스 프라임’을 선보였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기술의 선봉이라 할 수 있는 토요타가 브랜드 스스로의 혁신을 목표로 한 TNGA 플랫폼 및 하이브리드 관련 최신 기술을 집약한 차량인 만큼 960km를 달릴 수 있는 그 기술을 직접 체험해보고 싶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번 주행거리 검증 프로젝트에서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의 1회 최대 주행 거리는 960km 보다 약 45.8% 더 긴 1,400km에 이르렀다. 솔직히 서울을 출발해 전국을 달린 후 다시 서울까지 돌아온 이후에 주행 거리가 더 남아 있다는 사실에 멘탈이 붕괴되었고, 결국 예상보다 한참을 더 달려 헤이리까지 간 후에야 테스트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서울에서 출발해 강원도를 거쳐 양산까지 내려간 첫 날에 이어 맑은 날씨와 무더운 기온으로 시작한 2일차는 남해를 따라 양산에서 해남까지 달리고 또 이후 목포를 통해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향하는 ‘ㄴ’ 형태의 코스로 진행됐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조금 이른 출근 시간, 양산의 숙소를 떠났다.
아침부터 주행에 나선 만큼 프리우스 프라임은 출근하는 차량들을 몸소 경험하게 됐다. 양산의 숙소에서 남해고속도로까지 달리는 비교적 짧은 구간이었지만 출근길과 도심이라는 주행 환경으로 인해 정체 구간, 및 정차 시간이 계속 누적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덕분에 연비에 신경을 쓰기 보다는 내비게이션의 안내와 교통의 흐름에 따라 이동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렇게 서김해 톨게이트를 만날 수 있었고 톨게이트를 지나자마자 차량을 세워 트립 컴퓨터를 확인했다. 계기판의 수치는 28.9km의 거리를 39km/h의 속도로 달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의 출근길에 비하면 무척 빠른 속도지만 전날의 주행에 비한다면 분명 답답한 주행이었다. 참고로 구간 연비는 34.9km/L로 이번 테스트에서 가장 낮은 효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이브리드 차량들을 경험해보면 고속도로 보다는 일상적인 도심이나 간선도로에서의 주행이 비교적 효율성이 더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주행 속도를 비롯한 다양한 주변 요소로 인한 차이라 할 수 있는데 프리우스 프라임에서는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했고, 이에 따라 서김해 톨게이트에서 섬진강 휴게소까지 이어지는 남해고속도로 구간을 2일차 2 구간으로 결정했다.
고속도로를 탄만큼 프리우스 프라임의 평균 속도는 77km/h까지 대폭 상승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참고로 이 수치는 2일차 1 구간의 평균 속도(39km/h)의 약 두 배에 이르는 속도였다. 참고로 119.3km에 이르는 이 구간에서 프리우스 프라임은 35.3km/L의 다소 아쉬운(?) 연비를 기록하며 하이브리드 차량들의 고속도로 불감증(?)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참고로 이 때까지의 누적 주행 거리는 760.6km로 토요타가 밝힌 960km의 약 80% 수준에 이르는 거리를 달성하게 됐다. 한편 1일차 1 구간 이후 완만히 낮아지는 누적 평균 연비는 38.0km/L로 확인되었다.
2일차 3 구간은 섬진강 휴게소부터 해남의 땅끝마을까지 달리는 구간으로 정했다. 주행 거리로 길며 고속도로와 도심, 지방도로를 모두 거치는 복합 코스로 누적 주행거리가 900km를 돌파하게 된 구간이었다.
남해고속도로로는 순천TG에서 빠져 나오는 것으로 했고, 순천과 벌교, 보성 등을 지나는 지방도를 통해 해남을 향해 서쪽으로 달렸다. 순천과 벌교의 완만한 구간과 보성의 푸른 풍경을 보며 달리는 시간은 심심하면서도 또 여유로운 시간이었다.
해남에 진입한 후에는 마을 사이 사이를 잇는 좁은 길을 통해 땅끝마을을 향해 달렸고, 섬진강 휴게소를 출발한지 약 세 시간이 넘은 후에야 해남 땅끝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땅끝마을 인증샷을 찍은 후 차량을 세우고 트립 컴퓨터의 수치를 확인했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섬진강 휴게소부터 해남 땅끝마을까지 총 179.4km의 주행거리를 기록했고 평균 속도와 평균 연비는 각각 57km/h와 35.6km/L로 기록했다. 참고로 해남 땅끝마을에 도착하기 전에 누적 주행 거리를 900km를 돌파했고, 3 구간를 모두 포함한 후에는 940.1km의 주행거리와 37.5km/L의 누적 연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해남 땅끝마을에 차를 세우고 편의점을 들려 음료수를 하나 사서 마신 후 다시 주행을 시작했다. 목적지는 목포 톨게이트, 지방도와 고속도로 초입 구간을 지나는 코스로 토요타가 밝힌 960km 주행거리 기록 초과 달성을 눈 앞에 둔 상황이었다. 참고로 이때에도 프리우스 프라임은 아직 200km 이상을 더 달릴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었다.
해남의 지방도로를 거쳐 목포를 향해 달렸고, 토요타가 밝힌 960km는 이미 초과 달성한지 오래였다. 그러나 기자의 눈은 자꾸 프리우스 프라임의 계기판을 자꾸 의식하게 됐다. 어느새 주행 누적 거리가 990km에 이르렀고, 점점 1,000km에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목포가 멀지 않은, 독천 부근에서 1,000km를 달성하게 됐다. 이에 차량을 세우고 계기판의 촬영해 기록을 남겼다. 1,000km를 달성한 상황에서 누적 연비를 잠시 확인했는데 37.5km/L로 여전히 높은 연비가 유지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1,000km를 달성한 후에는 서해안 고속도로로 이어지는 간선도로에 올랐다. 길고 곧게 이어진 도로는 프리우스 프라임에게 조금 더 높은 주행 속도를 요구했고 기자는 엑셀레이터 페달을 조금 더 깊게 발으며 목포 톨게이트를 향했다. 그렇게 약 20여 km를 더 달린 후 목포 톨게이트를 통과하며 4 구간의 주행을 마무리했다.
2일차 네 번째 구간의 주행기록을 살펴보았다. 구간 주행 거리는 84.1km, 평균 연비는 37.1km/L로 기록됐다. 주행거리 검증 프로젝트 시작 후 누적 주행 거리는 1,024km에 이르게 됐고, 평균 연비는 37.5km/L로 기록됐다. 이미 브랜드가 발표한 수치는 이미 초과 달성했지만 여전히 프리우스 프라임은 100km 이상 더 달릴 수 있는 여유를 뽐냈다.
목포 톨게이트를 지나 서해안 고속도에 오른 프리우스 프라임은 서울을 향해 달렸다. 고속도로의 흐름에 맞춰 북으로 향하는 프리우스 프라임은 시원스러운 가속과 여유로운 주행감을 뽐내며 주행거리 기록을 매 순간마다 경신하고 있었다.
목포부터 서울까지 무척 긴 거리를 달려야 했고, 어느새 2일차 막바지에 접어든 만큼 고창 고인돌 휴게소에서 잠시 몸을 풀며 서울을 향했다. 그렇게 한창을 달린 후 서울의 교통 상황을 보니 서울에서는 퇴근 정체가 시작될 기미가 보였다. 이에 화성 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중간 주행 기록을 측정했다.
목포 톨게이트부터 화성 휴게소까지 프리우스 프라임의 주행 거리는 291.3km로 기록됐다. 평균 속도는 75km/h 였고, 평균 연비는 34.9km/L였다. 다시 한 번 고속도로에서는 연비가 다소 떨어지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특성을 확인했다. 참고로 이때 누적 주해 거리는 1,315.6km(평균 연비 36.9km/L)로 어느새 960km의 주행거리와는 250km 이상 차이를 벌린 상태였다.
어느새 날이 저물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고, 서울은 정체가 예상되는 상황. 고민이 시작됐다. 여기서 멈출 것인지, 혹은 마지막까지 달리는지 선택이 필요했다. 그리고는 ‘이왕 시작했으니 마지막까지 해보자’는 생각에 다시 휴게소 내 주유소를 지나쳐 고속도로에 다시 올랐다.
화성 휴게소에서 고속도로로 복귀한 후 주행 속도를 조금 낮추며 연비를 신경쓰기 시작했다. 주행 거리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고, 연료로 어느새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가지고 있는 연비 주행 스킬을 총 동원하며 제동을 줄이고, 더욱 부드러운 엑셀레이터 페달 조작, 도로의 흐름을 미리 파악하며 주행을 이어갔다. 전국 일주를 끝내가며 “기왕 시작한것인데 작정하고 좋은 연비를 만들어보자”는 다짐도 있었다.
그렇게 또 한참을 달려 서부간선도로에 올랐는데 역시 퇴근길 정체가 시작됐다. 서부간선도로 위에서 멈추면 안 된다는 생각에 정체 상황에서도 더욱 집중해서 주행을 이어갔다. 그런데 그렇게 또 많은 시간을 보낸 후 성산대교를 눈앞에 뒀고, 아직 프리우스 프라임은 50km 이상을 더 달릴 수 있다는 사인을 보냈다.
여기서 다시 한 번 고민을 했다. 그리고는 헤이리를 향해 차를 돌렸다. 강변북로와 자유로의 정체를 뚫고 파주를 향해 달려갔다. 연비 주행을 위해 속도를 필요 이상으로 높이지 않고 모터의 개입을 높였고, 제일 끝 차선을 이용해 주행을 이어갔다. 발끝에 신경을 집중하며 주행을 계속 이어갔다.
킨텍스를 지나고 또 출판단지를 지났다. 그리고 어느새 헤이리가 눈앞에 다가왔다. 대형 아울렛의 방향으로 주행을 이어갔으며 계기판의 주행 가능 거리가 사라질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주행 거리가 사라지는 순간, 차를 세웠다. 시간은 어느새 10시가 넘은 상태였다.
참으로 길고 길었던 주행이 끝이 났다. 아직 시동이 꺼지거나 주행이 불가능한 상태는 아니었지만 이것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기판을 살폈다. 2일차 6 구간은 총 84.9km에 걸쳐 이어졌고, 평균 속도는 41km/h로 연비 주행의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 참고로 이 구간의 평균 연비는 43.0km/L로 ‘연비 주행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총 1,400.8km의 주행 거리가 당당히 기록되었다.
1,400.8km를 달린 프리우스 프라임을 끌고 주유소로 이동해 프리우스 프라임의 주유구를 가렸던 테이프를 뗐다. 테이프를 떼는 순간의 기분은 정말 형용하기 힘든 묘한 감성이 뒤섞였다. 1회 주유(+충전)으로 1,4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는 점과 당초 토요타의 발표 보다 440km를 더 달렸다는 생각에 감회가 새로웠다.
그렇게 테스트를 마무리 한 후 집으로 들어와 잠을 청했다. 그리고 이튿날 아침, 문득 위험한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번 주행은 주행 거리를 극대화할 수 있는 주행 코스도 아니었고, 되려 연비에 손해가 큰 코스가 이어졌다. 그리고 배터리 역시 100% 상태가 아니었다.
이런 이유로 ‘만약 최적의 상황과 최적의 주행 코스라면 프리우스 프라임은 과연 얼마나 더 달릴 수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생각은 ‘위험하다’는 생각으로 지워내고, 1회 주유로 1,400km를 달린 프리우스 프라임을 만든 토요타의 기술에 다시 한 번 감탄을 하며 마무리하는 것으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