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맞은 소상공인.."지원 정책 40.6점, F학점"

by최훈길 기자
2016.12.25 11:46:20

산업연구원 조사..고용·사회안전망 37.9점 그쳐
"소상공인, 대기업만큼 경제 활성화" 62%
"지자체·산업부·공정위·동반성장위, 적극 정책 추진해야"

소상공인 정책에 대한 여론조사 응답 결과를 100점 기준으로 환산.(출처=산업연구원)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소규모 음식점 등을 운영하면서 경기 불황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 정책이 F학점 수준으로 실효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 동반성장위원회나 지자체가 관련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25일 산업연구원이 10월24일~11월25일까지 실시한 방문·온라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2564명(소상공인 400명, 일반인 2164명)은 소상공인 정책 전반에 대한 현 수준을 40.6점(100점 기준 환산)이라고 답했다. 항목별로는 소상공인 관련 고용·사회안전망 정책 점수가 37.9점으로 가장 낮았고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40.6점), 소비자 정책(41.9점), 중소기업 정책(42.2점) 순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 ‘소상공인이 중소·중견기업이나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쉽지 않다’는 응답이 87.3%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 대부분이 도산이나 폐업한다’고 보는 응답자도 72.2%에 달했다. ‘소상공인이 대기업만큼 경제를 활성화한다’(62.2%), ‘대기업만큼 일자리를 창출한다’(51.2%)는 인식이 많았지만 정책 지원이나 영업 현실은 척박한 상황인 셈이다.

응답자들은 앞으로의 소상공인 정책 방향에 대해 ‘더욱 강화해야 한다’(69.2%)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성장 기반 확충(73.1%), 소상공인을 위한 사회안전망 확대(55.4%), 합리적인 제품·서비스 가격 유지(42.1%), 지역 일자리 창출(44.6%) 순으로 관련 정책을 보완할 것을 주문했다.



‘소상공인 정책을 민간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은 7.5%에 그쳤다. 지자체(48.4%)나 중앙정부 부처(43.6%)가 소상공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중앙정부 부처의 경우 산업통상자원부 등 경제·산업 담당부처(54.7%), 공정위·동반성장위 등 공정거래·동반성장 담당부처(30.7%)가 소상공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홍석일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대기업 규제와 소상공인 경쟁력 제고 사업을 연계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지자체와 중앙부처의 유기적인 협조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성별, 연령 지역, 경제활동 여부를 감안해 표본을 추출한 것으로 방문 면접·웹 조사를 병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94%다.

※소상공인=소상공인은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2조) 및 동법 시행령(2조)에 따라 상시 근로자 수가 광업·제조업·건설업 및 운수업의 경우 10인 미만, 그 외 업종은 5인 미만으로 규정된 소기업 소속 근로자를 뜻한다. 음식·숙박업 등에 소상공인이 주로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