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의 재테크 쪽지 펴보니… 딱 3가지

by조선일보 기자
2008.12.18 09:19:02

① 최고의 수익 상품은 ''월급''
부동산·주식보다 안전한 회사에 오래 다녀라
② 투자에도 법칙이 있다
불안정 투자는 ''60에서 나이 뺀'' 만큼만 해라
③ 고수익은 없다
돈 지키려면 의심 또 의심, 무조건 의심해라

[조선일보 제공]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한파가 국민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경기부양 정책을 쏟아내고 있어 내년 상반기 이후 경기가 서서히 회복될 것이란 전망을 하는 사람도 많지만, 서민 경제에 부는 삭풍은 여전히 매섭기만하다. 주식·펀드, 부동산 등에 묻어둔 자산 가격이 동반 급락하면서 결혼·노후자금 등을 날린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고, 무리하게 은행 대출을 받아서 집을 샀다가 금리 상승에 불어난 이자와 집값 폭락으로 밤잠을 못 이루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과연 이런 경제 빙하기를 개인들은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까?

인터넷에서 재테크 칼럼니스트로 활약 중인 이명로 푸르덴셜생명 라이프플래너(LP)의 조언을 받아, 일반인들이 꼭 알아야 할 3가지 재테크 지침을 소개한다.


자산가치 상승기에는 부동산이나 주식 등에 투자해서 쉽게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이명로 LP는 "지난 5년간은 눈감고 아무 데나 투자해도 돈을 벌었던 시기"라며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인데 자신의 내공이 뛰어나서 돈을 벌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샐러리맨이나 자영업자 모두 자신의 본분은 잊고 그저 돈 버는 일을 우선 순위에 두기 바빴다는 것이다.

이명로 LP는 "요즘과 같은 자산가치 하락기에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은 월급뿐이며, 일해서 버는 돈보다 더 소중하고 수익이 높은 금융상품은 없다"고 강조했다. '직테크'를 재테크의 우선 순위로 되돌리고, 부동산이나 주식 등에 뜨거운 열정을 쏟았던 것처럼 본업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급여가 낮다고,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해서 섣불리 사표를 집어 던졌다간 일정한 현금 흐름을 확보하지 못해 낭패 보기 쉽다. 그는 직장을 지키기 위해 조금 비굴해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현재 원금을 까먹고 있는 사람들은 특정 자산에 '몰빵'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포트폴리오를 짜서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에 적절한 비율로 나눠서 투자했다면 손실을 줄일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이명로 LP는 부동산 자산을 뺀 현금성 자산의 경우, '60-나이'로 나온 숫자를 주식·펀드 등 위험자산 비중으로 설계해서 포트폴리오를 설계해 보라고 조언한다. 즉 현재 나이가 30세라면 '60-30=30'이므로 전체 현금성 자산 중 30%만 위험자산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이 공식에 따르면, 나이가 60세인 사람은 '60-60=0'이므로 위험자산 투자는 제로(0)여야 한다. 이명로 LP는 "위험자산 투자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피치 못할 손실도 예상되는 것"이라며 "연세 든 노인들은 손실을 보면 만회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자칫 노후 생활마저 위협당할 수 있으므로 위험자산 투자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제 위기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는 안정성을 먼저 고려하고, 그 다음에 수익률을 따져야 한다.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 지키겠다는 생각을 우선해야 한다는 얘기다. 자신이 모르는 금융상품인데, 판매자가 고수익 운운하면서 팔면 일단 의심부터 해야 한다. 현재 주가나 혹은 집값이 예전과 비교하면 많이 싸졌다는 생각에 섣불리 뛰어드는 행동도 경계하도록 하자. 이명로 LP는 여러 가지 지표를 꼼꼼히 확인한 후에 투자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다고 지적한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지금이 바닥이라고 얘기하지만, 바닥은 일단 지나봐야 아는 것"이라며 "발목이 아니라 무릎 정도에서 사겠다는 생각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이 투자 타이밍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시그널은 국고채 3년물 금리와 회사채(BBB+) 3년물 금리의 차이가 2~3%포인트 이내로 좁혀드는지의 여부다.

또한 일반인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쉬워지는지 여부도 투자자가 꼭 챙겨야 할 주요 체크포인트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대출 심사 기준 등을 까다롭게 하는 등 우회적인 방법을 이용해 사실상 일반인들에게 돈을 전혀 빌려주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