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스케어' vs '씨제이헬스케어' 뭐가 다르지?

by강경훈 기자
2019.07.12 08:12:12

작년 4월 한국콜마 인수 이후 서서히 변화
보도자료·전문의약품에는 ''씨제이''로 표기
소비자 직접 찾는 제품은 기존 ''CJ'' 로고 사용
기업 문화답게 인수합병 작업도 ''천천히''
조직 안정 속 변화 시도…혼란 없어

올해 3월 출시한 씨제이헬스케어의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케이캡’. 한국콜마의 로고를 썼다.(사진=이데일리 DB)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한국콜마(161890)와 씨제이헬스케어의 1년에 걸친 인수합병 작업이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씨제이헬스케어의 미묘한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씨제이헬스케어는 지난 3월 말 배포한 보도자료부터 기존에 쓰던 ‘CJ헬스케어’ 대신 ‘씨제이헬스케어’로 표기하고 있다. 씨제이헬스케어가 올해 초 출시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은 CJ의 CI인 ‘3색 꽃잎’ 로고 대신 콜마의 로고를 넣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CJ’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워낙 강해 ‘콜마’의 일원이라는 이미지를 심기 위해 콜마 로고를 넣고 사명도 한글로 적고 있다”며 “대중들과 직접 접촉하는 헛개수, 컨디션 같은 소비재를 비롯해 공식 홈페이지는 혼란을 막기 위해 여전히 CJ의 3색 꽃잎 로고와 영문 표기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4월 씨제이헬스케어를 1조 3100억원에 인수했다. 여기에는 최장 2년간의 브랜드 및 로고 사용권도 포함돼 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처음 1년은 로열티를 지불하면 CJ의 로고와 이름을 쓸 수 있고 필요 시 1년 더 쓸 수 있는 옵션 조항이 있다”며 “이에 따라 2020년 3월까지는 이름을 그대로 쓸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이름을 바꿀지 로열티를 내고 계속 쓸지, 이름을 바꾼다면 무엇으로 바꿀지 등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씨제이헬스케어의 컨디션 환. 올해 2월 출시했음에도 CJ 로고인 3색 꽃잎을 썼다.(사진=이데일리 DB)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통합 작업은 오히려 서두르지 않아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평이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평소 ‘우보천리’를 강조한다. 소는 느리지만 천리를 꾸준히 갈 수 있다는 뜻으로 씨제이헬스케어의 통합작업도 윤 회장의 우보천리 리더십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씨제이헬스케어는 합병 10개월 만인 지난 2월 씨제이헬스케어의 교육, 감사, 홍보 등 주요 스텝부서 직원의 소속사를 씨제이헬스케어에서 한국콜마로 옮겼다. 한국콜마는 계열사별로 별도의 지원부서를 운영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사 문화를 통일한다는 이유로 인력을 인위적으로 통합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한 후 조직을 합쳐 직원들이 큰 어려움이나 혼란 없이 적응했다”고 말했다. 씨제이헬스케어의 마케팅, 영업 등 인력은 별도의 공간에서 한국콜마 조직과 합치지 않고 사업을 그대로 운영하고 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기존 자사의 사업영역과 씨제이헬스케어의 사업영역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혼란을 막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통합작업의 혼란이 없었기 때문에 케이캡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분석한다. 케이캡은 올해 3월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시장에 본격 출시됐다.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뛰어 넘는 효과로 출시 전부터 관심을 끌긴 했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케이캡은 첫 달 매출을 15억 3000만원으로 시작해 5월에 20억원을 넘었다. 이런 추세라면 블록버스터 기준인 연매출 100억원은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출시 당시 조직이 불안정했다면 이 정도 매출은 달성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효과 좋은 약에 안정적인 마케팅·영업 활동이 더해져 시너지가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