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철근 기자
2013.08.25 15:42:47
기본 탑재 앱으로 메모리ㆍ배터리 성능 저하
제조사·통신사·구글 꼼수 합작으로 소비자만 피해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스마트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제공하는 구글의 꼼수로 소비자들이 필요 없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대출 의원(새누리당)이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 출시 당시 기본으로 탑재된 앱 대부분이 삭제 자체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국내 3개 이동통신사에서 판매중인 최신 기종의 스마트폰인 삼성전자(005930) 갤럭시S4, LG전자(066570) 옵티머스G 프로의 기본탑재 앱 현황을 보면, SK텔레콤(017670)이 각각 69개·78개로 가장 많았고, LG유플러스(032640)(66·73개), KT(030200)(64·71개)가 뒤를 이었다.
박 의원은 “문제는 기본 탑재 앱의 수가 아니다”라며 “100만원에 가까운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고도 필요도 없는 앱을 삭제하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제조사와 통신사가 합작해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으로 전형적인 상술·꼼수를 부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동통신사들은 그룹 계열사와 관련된 앱을 삭제 불가능하게 설정했다. SK텔레콤이 판매 중인 갤럭시S4의 기본탑재 앱에는 11번가, 네이트, 네이트온 UC, 싸이월드 등의 기본 앱을 탑재하고, 삭제가 불가능토록 했다. KT·LG유플러스 역시 지니(Genie), 올레TV 나우, 엠넷, 아프리카 TV 등의 앱을 기본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삭제가 되지 않는 기본 앱은 불필요하게 메모리 용량을 차지하면서 데이터 처리속도를 떨어뜨린다는 데 문제가 있다. 또 설치된 앱이 기본적인 동작을 실행하면서 배터리 소모도 빨라진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박 의원은 “삭제가 되지 않는 기본 탑재 앱이 많은 것은 제조사·통신사들이 상술로 앱 끼워팔기를 하고 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며 “제조사·통신사의 꼼수로 소비자는 우롱당하고 있지만, 규제기관인 미래부는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래부는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스마트폰 기본탑재 앱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등 시급히 제도개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