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오른 곳도 수두룩…전세 재계약 어쩌나

by이진우 기자
2012.08.24 10:53:25

2011년 상승기에 가파르게 오른 곳들 후폭풍
재건축 이주, 가을 신혼수요가 변수

[이데일리 이진우 기자]송파구 삼전동 현대아파트에 사는 A씨는 오는 10월에 전세계약이 만료된다. 2년전 1억9000만원에 계약했지만 집주인은 6000만원을 더 올려달라고 한다. 부동산 중개업소에 문의해봐도 그게 요즘 시세라며 그나마 전세 물건이 많지 않으니 그냥 올려주라는 조언을 들었다.

이사 수요가 많은 가을철로 접어들면서 전세 재계약을 해야 하는 세입자들의 시름이 깊다. 지역에 따라서는 2년 전보다 40% 가량 오른 전세금을 부담해야 하는 곳도 적지 않다.

24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삼전동, 중구 만리동, 강동구 명일동 등의 전셋값 상승률은 다른 지역보다 특히 높아 40% 가까이 전세금을 올려줘야 재계약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구 만리동의 서울역 대우디오빌 오피스텔은 2년전 평균 전세금은 1억9000만원대였으나 지금은 2억7000만원은 줘야 한다. 방 2개짜리 작은 평형도 2년전 1억5000만원에 전세가 거래됐지만 지금은 2억2000만원이다. 용산동 용산파크타워 역시 2년 전보다 전세금이 35% 가량 올랐고 강북구 미아동 래미안미아1차는 1억5000만원이던 전세금이 2억원으로 30% 가까이 뛰었다.



서울 전체 평균 전셋값은 2년전보다 20% 가량 뛰어 오른데 그치고 있지만 국지적으로는 이처럼 전세금 상승이 가파른 곳이 적지 않다. 전셋값 동향을 점검중인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최근에는 전세가 상승률이 별로 높지 않지만 2011년에 많이 올랐기 때문에 2010년 하반기에 전세계약을 맺고 요즘 2년이 되어 재계약해야 하는 입주자들은 힘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1년전에 상승한 전셋값의 여파가 영향을 미치는 중이라 특별한 대책을 세우기도 애매하다”고 말했다.

올 가을 수도권 전세가에 영향을 줄만한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꼽힌다. 가락시영을 포함해 하반기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재건축 이주 수요가 7300가구에 이른다는 점과 함께 올해는 이사 성수기인 봄에 윤달이 끼어 결혼식을 가을로 미룬 예비 신혼부부들이 많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하반기 강남권 4개구 입주물량이 7189가구, 동작구·관악구·광진구·성남시 등을 포함하면 총 1만7455가구로 넉넉한 편이어서 전월세가격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재건축 이주 시기가 겹치지만 않으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전세 재계약을 하기 위해 전세금을 많이 올려줘야 하는 곳을 동별로 뽑아본 순서다. 서울지역 전체로는 지난 2년동안 전세금이 평균 20% 가량 상승했지만 상당수의 지역들이 2년 전보다 30~40%씩 전세금이 올라있는 상태다. 단위: 만원. <자료 제공 : 부동산써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