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 이번엔 `은행산업`이 걸림돌

by김혜미 기자
2010.07.25 20:27:43

中 은행들, 부동산 경기 침체·지방정부 부실로 난국
S&P "추가 자본확충 필요"..경영구조 변화 필요성도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최근 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농업은행이 기업공개(IPO)를 단행한 건 자본 확충이 그만큼 급했기 때문이다."

중국 5대 은행 가운데 하나인 농업은행이 최근 상하이와 홍콩 증시에 상장한 것은 자본 확충이 시급했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들어 정부가 지급준비율을 수차례 상향하는 등 유동성 억제책을 내놓은 데다 실적 개선을 위해 무리한 대출 확장을 감행하면서 자본 확충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 중국 은행들의 무리한 대출 확장은 최근 부동산 경기 둔화 및 지방정부 대출 부실과 맞물려 중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과거에는 중국 대형은행들이 경제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었지만 이제는 경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복병이 된 것이다.


중국 은행산업에 대한 위기감은 지방정부들의 채무 불이행 우려가 불거지면서 대두됐다. 지방정부들이 사회기반시설 투자 등을 위해 받은 대출규모가 자체 상환능력을 넘어섰지만 중앙정부가 지원의사를 밝히지 않아 결국 악성채권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 익명의 정부 소식통은 은행들이 지방정부에 대출한 자금 7조7000억위안 가운데 23%는 악성채권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부동산 관련 대출도 부실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중국의 평균 부동산 가격은 16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고, 70개 도시의 부동산 가격 역시 전월대비 0.1% 떨어졌다. 지난 2분기 중국 은행들의 부동산 관련 미상환 대출 증가율은 전년대비 40.2%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중국 은행들의 신규대출 규모가 알려진 것보다 더 크다는 점은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14일 중국 은행들의 신규대출 규모가 정부 발표보다 훨씬 더 많으며 은행들이 눈속임을 통해 대출 규모를 줄여서 보고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같은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중국 은행산업은 추가 자본확충이 요구되고 있다. 랴오창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 애널리스트는 23일(현지시간) "모든 은행들이 여신한도를 확장하고 있지만 자기자본비율이 엄격해지면서 자본 완충장치가 충분치 않아졌다"며 중국 은행권이 추가적인 자본 확충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또 지방정부의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대비한 대응책도 마련해야 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방정부 관련 대출 가운데 27%만이 해당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상환이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은행 경영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은행들은 대부분 중앙정부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지난해 중국 은행들이 공격적으로 대출을 감행한 것도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 지시 때문이었으며 결과적으로는 부실 우려의 근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