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24.04.24 08:21:09
병기에 따라 생존율 차이…치료법 발달로 생존율 30~40%로 높아져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암사망률 1위는 ‘폐암’이다. 2000년대 초반 10%에 불과했던 폐암 생존율은 신약개발 등 치료 방법의 발전으로 최근 30~40%까지 개선됐지만, 5년간 환자 10명 중 7명 이상이 생존하는 위암·대장암에 비하면 여전히 예후가 좋지 않다. 폐암은 병기에 따라 생존율이 달라지므로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박샘이나 교수의 도움말로 폐암의 진단부터 병기별 치료 방법에대해 알아본다.
◇ 폐암의 유형
폐암은 발생 부위에 따라 폐 자체에 생긴 ‘원발성 폐암’, 다른 부위의 암이 옮겨진 ‘전이성 폐암’으로 구분한다. 원발성 폐암은 암세포 형태에 따라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다시 구분하는데, 전체 폐암 환자 10명 중 8명 이상이 비소세포폐암이다.
비소세포폐암은 성장 속도가 느려 초기에 수술로 완치될 수 있다. 다만 조기 진단이 어려워 많아야 전체 환자의 3분의 1 정도만 진단 당시 수술 가능하다. 진행이 많이 된 경우 초치료에 성공하더라도 절반 이상은 재발을 경험한다. 보통 수술 후 2년 전후로 재발이 나타날 수 있다.
소세포폐암은 공격성이 높기 때문에 비소세포폐암에 비해 생존기간이 훨씬 짧다. 수술보다는 항암치료를 주된 치료로서 실시하는 경우가 많다.
◇ 위험인자 및 조기 발견 방법
폐암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흡연’이다. 직접흡연 시 폐암 발생위험이 13배까지 높아지며, 장기간의 간접흡연도 위험을 1.5배가량 높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발암물질에 대한 직업적 노출이나 기저폐질환도 폐암의 위험요소다. ‘가족력’의 중요도는 상대적으로 다른 암에 비해 적기 때문에 폐암 환자의 가족들에게 반드시 검사를 권고하지는 않는다.
최근 흡연자가 감소함에도 폐암 환자는 증가 중이라는 국내 통계가 있는데, 이는 비흡연 폐암 환자나 저선량 흉부CT 검사의 도입으로 조기 발견된 환자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선량 흉부CT 검사는 2017년부터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한 ‘폐암 검진 시범사업’에 활용되는 검사 방법이다. 검진 대상은 55세 이상, 20년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흡연자로, 대한폐암학회에 따르면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율은 68.4%다. 저선량 흉부CT의 가장 큰 장점은 흉부X-선 촬영으로 발견이 어려운 3~5mm 크기의 작은 결절까지 발견할 수 있고, 심장·혈관·뼈 등에 가려진 부위까지 확인 가능하다는 것이다.
◇ 대표 증상 및 유사한 폐질환
폐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고 어느 정도 암이 진행되면서부터 기침, 객혈, 흉통, 호흡곤란 등이 발생한다. 다만 기침, 객혈은 진행여부와 관계없이 발생하기도 한다. 뼈에 전이된 경우 지속적인 통증을 유발하기도 하고, 체중 감소가 나타날 수도 있는데 이런 증상들은 폐암뿐 아니라 다른 악성 종양에서도 동반될 수 있으므로 검진을 추천한다.
한편, 폐암은 잦은 기침과 객혈, 폐결절을 동반하는 다른 폐질환과 혼동될 수 있다. 특히 OECD 국가 중 결핵 발생률이 가장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결핵과 폐암이 오인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폐암과 결핵으로 인한 폐결절 양상이 비슷하여 정확히 감별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치료되지 않는 폐렴의 경우에도 폐암을 의심할 수 있어서 폐렴에 대한 치료반응이 좋지 않은 경우 흉부 CT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 폐암의 수술 치료
폐암 치료법은 수술, 방사선치료 등 종양을 직접적으로 타겟하는 ‘국소치료’와 항암화학요법, 표적치료제, 면역치료제 등 약제를 사용한 ‘전신치료’로 구분할 수 있다.
그중 수술로는 폐암병변과 전이된 주변부를 절제하는데 폐암 초기라면 완치율이 매우 높다. 그러나 병기가 낮아도 모두 수술하는 것은 아니다. 연령, 폐기능, 신체능력(계단 오르기, 등산 가능 여부 등), 기저질환(심장, 콩팥 등) 등 환자의 컨디션을 사전에 평가하여 선별적으로 수술을 실시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