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CEO들에 "개혁 강력 권고…임직원 잘 챙겨달라"
by한광범 기자
2023.11.27 09:14:35
5차 경영회의 주재…"준법·인사·재무 밀착 관리 필요"
준법위 본격 활동 위해 공동체협약 구체적 내용 공유
강력 권한 갖게 될 준법위…협약 후 제기된 의혹 검토
|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 20일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열린 4차 공동체 경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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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이 27일 “전 공동체 차원에서 준법·인사·재무 등 측면에서 밀착 관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하기를 강력히 권고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5차 공동체 비상경영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참석한 20여개 공동체 CEO들에게 “관리 프로세스에 느슨한 부분이 있는지 철저히 돌아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경영진들은 이러한 변화에 적극 협력하기 바라며 어려운 시기를 보내며 많은 걱정을 하고 계실 크루(임직원)들도 잘 챙겨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전체 공동체의 인사·재무·법무 등 내부 경영 프로세스를 점검해 책임을 명확히 하는 구조로 강화하기로 했다.
내부 경영 프로세스를 감시할 외부 기구인 ‘준법과 신뢰위원회’(준법위)의 법적 권한 보장을 위해 속도를 내기 위해 준법위와 각 공동체 간 협약을 구체화한 내용을 공유하고 의견을 수렴했다.
김소영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위촉한 카카오 준법위는 본격 활동을 앞두고 법적 권한 보장을 위해 각 관계사와 협약을 체결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경영회의에선 준법위와 각 관계사 간에 체결할 협약 내용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으며, 협약 전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앞서 김범수 위원장은 김 전 대법관을 준법위 위원장직을 요청하며 강력한 권한을 약속했다. 실제 준법위는 외부 독립된 기구로서 단순 자문기구가 아닌 준법감시 및 내부통제 체계를 일신할 수 있도록 전체 공동체에 대한 강력한 통제권·제재권을 갖는 막강한 조직으로 활동하게 된다.
구체적으로는 준법의무 위반 리스크 등이 확인된 경우 △관계사에 대한 내부조사 요구권 △위원회의 직접 조사 실시권 △핵심 의사 결정 조직에 대한 긴급 중단 요구권 등 실효적이고 직접적인 제재 권한까지 부여했다. 각 공동체와의 협약은 이 같은 막강한 권한의 법적 근거를 위해 필수적인 상황이다.
협약 체결이 마무리되면 준법위는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설 예정이다. 카카오는 이와 별도로 준법위가 제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사무국 신설과 준법위 홈페이지 신설 등 준법위 활동에 필요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해줄 예정이다.
| 카카오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왼쪽 세번째)이 지난 23일 서울 대치동 EG빌딩에서 열린 준법과 신뢰위원회 첫 회의에서 김소영 준법위 위원장(왼쪽 네번째)을 비롯한 위원들과 만나고 있다. (사진=카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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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법위는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면 현재 카카오를 둘러싸고 제기되고 있는 다양한 논란에 대한 검토부터 시작한다. 규제기관과 언론에서 제기되는 여러 혐의들을 면밀히 검토해 재발방지 대책과 피해자 등 보호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보다 근본적으로 카카오 관계사의 비즈니스를 분석해 서비스 이용자와 이해관계자 등과의 관계에서 문제 될 수 있는 준법·신뢰 리스크를 검토하고, 이를 줄이고 상생하기 위한 준법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각 관계사의 법무·준법·감사 조직과의 긴밀한 소통을 진행해 준법문화와 신뢰경영원칙이 회사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김범수 위원장은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준법위에 대한 강력한 권한 부여를 약속했다. 그는 김 전 대법관에게 준법위 위원장직을 요청하며 “독립적 권한을 인정하고 전사 차원의 지원을 다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그는 이달 초 준법위 출범 당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경영시스템을 갖출 때까지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나부터 준법위 결정을 존중할 것이며 그렇지 않은 계열사들의 행동이나 사업에 대해선 대주주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3일 김 전 대법관을 비롯해 준법위원들과의 첫 만남에서도 “준법위의 독립적 운영을 존중하며 전사 차원에서 적극 지원할 테니 카카오가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준법위 위원장인 김 전 대법관은 김범수 위원장에게 “카카오 관계사들이 준법 경영 시스템을 갖추고 해당 시스템이 잘 작동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준법위의 목표”라며 “연말까지 준법위가 선정한 아젠다에 대해 논의를 착수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활동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