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코인]`사상최고` 역사 쓰는 비트코인…ETF도 재도전
by이정훈 기자
2021.01.02 11:42:36
연말연초 비트코인 상승랠리…원화 3250만원 터치
영국 러퍼, 미국 스카이브릿지 등 펀드 투자 `봇물`
"비트코인 내년 4만달러"…"연초 조정 때 저가매수"
비트코인 ETF 재신청…XRP는 속속 거래중단 충격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2020년 막바지와 2021년 벽두에도 비트코인을 위시한 가상자산 상승랠리는 이어졌다. 특히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달러화 기준으로 2만9500달러, 원화 기준으로 3250만원대까지 올라가면서 연일 최고치를 새로 쓰고 있다.
지난 한 주에도 기관투자가들은 비트코인이 조정을 받을 때마다 적극 매수에 가담했고, 시장에서는 일시적인 조정 가능성 속에서도 중장기적으로는 강한 시세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론이 컸다.
| 최근 한 주간 비트코인 시세 추이 (코인마켓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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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새로운 투자상품 승인을 받기 위한 행보를 다시 시작했다. 반면 이런 호재 속에서도 시가총액 상위 코인인 리플의 XRP는 미국 금융당국에 의한 기소로 인해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들로부터 거래 중단이라는 암울한 소식을 통보 받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세 상승을 주도했던 기관투자가들의 비트코인 매수세는 여전하다.
지난주 초에는 영국 투자회사인 러퍼사가 운용하고 있는 ‘러퍼 인베스트먼트 트러스트’라는 펀드가 펀드 자산 가운데 2.7% 수준인 5억5000만파운드(원화 약 8180억원)를 비트코인 매입에 쓴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지난 30일에는 내년 1월 비트코인 전용투자펀드를 출범할 계획인 글로벌 대안투자회사 스카이브릿지캐피탈이 선제적으로 1억8200만달러(원화 약 198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 93억달러에 이르는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스카이브릿지는 다음달 ‘스카이브릿지 비트코인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며, 이에 앞서 펀드 자금으로 2500만달러를 투자하는 등 총 1억8200만달러 어치 비트코인을 샀다고 자사 투자자 안내서에서 밝혔다.
스카이브릿지 측은 이미 지난 21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전용펀드 출시를 위한 신고서를 접수했다. 최소 5만달러 이상씩 외부투자자들이 투자했고 펀드는 1월4일에 공식 출시된다. 이 안내서에서 앤서니 스캐라무치 스카이브릿지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金)”이라고 지칭한 뒤 “비트코인은 금보다 더 나은 금이 될 수 있다”고 극찬했다.
월가 최초의 가상자산 리서치업체인 펀드스트랫이 새해 비트코인 목표 가격을 상향 조정하며 추가 상승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펀드스트랫의 데이빗 그리더 수석 디지털 스트래티지스트는 “과거와 달리 기관투자가와 기업들까지도 매수를 늘리면서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긍정적인 모멘텀이 되고 있다”며 “최근 미국 정부의 추가 재정부양책이 나오면서 개인투자자 수요까지 재차 가세할 경우 가격은 6~12개월 내에 최고 4만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선 전망치인 2만5000달러에서 목표 가격을 대폭 상향 조정한 것.
다만 그리더 스트래티지스트는 “내년까지 이 같은 우호적인 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미 가격이 많이 뛰었고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만큼 현 시점에서 비트코인 매수에 나서고자 하는 투자자라면 조정을 이용해 저가 매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렇지만 그는 “미국 금융당국의 규제 가능성이 단기적으로 시장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순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월가 투자자문사인 뉴튼 어드바이저스의 마크 뉴튼 창업주 겸 대표는 새해 초엔 비트코인이 조정양상을 보일 것이며 이는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뉴튼 창업주는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차트를 기반으로 분석해 보면 비트코인 상승세가 내년으로 접어들면 쉬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얼마 전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만큼 중기적으로 보면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면서도 “단기적으로는 내년 1월 초 쯤 정점을 찍은 뒤 현재의 (상승) 사이클이 꺾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비트코인의 주봉 차트와 상대강도지수(RSI) 같은 지표를 보면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을 반영하고 있지만 이는 대부분 기관투자가들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뉴튼 창업주는 “현재의 비트코인 상승세가 내년 1월 초에 꺾여 가격이 하락하면 오히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비트코인을 저가에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며 당장 추격 매수보다는 조정을 노리라고 권고했다. 그러면서 “내년 1분기 중에는 지속적으로 저가 매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년간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 불허 판정을 받았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위해 자산운용사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실제 최근 몇년간 비트코인 ETF 출시에 실패했던 밴에크어소시에이츠는 다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ETF인 ‘밴에크 비트코인 트러스트’ 출시 신청을 했다. 이 회사는 앞선 지난 2019년 9월에 ETF 신청을 자진 철회한 바 있다.
밴에크 측은 이번에 신청한 ETF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BZX 거래소에서 거래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비트코인에 대해 다소 완고한 입장을 보였던 SEC 수장이 바뀌면서 비트코인 ETF 승인 가능성에 조금 더 기대가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작년 10월 제이 클레이튼 SEC 위원장은 ”우리는 여전히 ETF 승인여부를 검토하는데 열려 있다“며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대체로 부정적인 스탠스였다. 그랬던 그가 지난주 공식 사퇴한 뒤 상대적으로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엘라드 로이즈먼 위원이 위원장 대행으로 지명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 취임하면 민주당 위원 중 한 명을 위원장으로 임명하거나 새로운 민주당 인사를 지명해 위원장을 맡길 수 있다.
SEC로부터 기소 당하면서 위기에 내몰린 리플의 코인인 XRP는 가상자산 거래소들로부터 외면 당하고 있다.
지난 31일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 US는 오는 13일부터 XRP 거래 지원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XRP가 증권으로 규정될 경우 미국 내 대부분 가상자산 거래소에선 XRP를 거래할 수 없다. 몇몇을 제외한 대부분 거래소는 증권 거래 라이선스를 받지 않고 있기 떄문.
이에 지난 29일에는 미국 최대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XRP 거래 중단을 알린 바 있다. 미국 이외에서도 오케이엑스와 코어닥스도 XRP 거래를 중단했다. 아울러 결제서비스인 크립토닷컴, 가상자산 월렛인 스와이프 등도 XRP에 대한 서비스 지원을 멈추기로 했다.
그러나 리플 측은 이번 소송과는 무관하게 회사 운영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리플은 회사 공지를 통해 ”SEC 소송은 리플 만이 아닌 미국 내 가상자산업계에 대한 공격“이라고 규정하며 ”아무 잘못이 없는 XRP 보유자들이 이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만큼 대부분 XRP를 보유하고 있다는 미국 이외 지역 투자자들을 위해서라도 서비스를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