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윤지 기자
2020.04.21 08:14:57
메리츠증권 보고서
“2009년 사례, 바닥 다지는 시간 필요해”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메리츠증권은 마이너스 유가와 슈퍼 콘탱고가 ‘증시는 반등했지만 실물경기 회복은 여전히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판단했다. 콘탱고는 만기가 긴 선물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높은 상태를 뜻한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37.6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거래일인 지난 17일 종가 18.27달러에서 55.90달러(305%) 폭락한 수치다. 마이너스 유가는 사상 처음으로, 원유 생산업체가 돈을 얹어주고 원유를 팔아야 한다는 의미다.
하인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증시의 반등이 실물경기의 회복을 동반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국제유가가 오히려 하락하는 점을 통해서 확인된다”면서 “증시의 반등은 실물경기의 회복보다는 통화정책의 효과 때문일 수 있으며 제로금리와 무제한 양적완화 등의 강력한 유동성 공급 조치는 향후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데 유가 하락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 연구원은 차근원물과 근원물 간 가격차가 8달러 수준이었던 2009년 사례를 예로 들었다. 그는 “현재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슈퍼 콘탱고로 비교할 수 있는 유일한 사례”라면서 “2009년에는 슈퍼 콘탱고가 유가의 바닥을 알려주는 시그널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닥에서 반등하기까지 1~2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다”며 “같은 패턴이라면 반등에 대한 기대감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