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우한’…코로나19에 중국투자 변수생긴 셀트리온
by박일경 기자
2020.03.07 11:00:00
상반기內 12만ℓ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착공
3월 정기주총 다가오나…기공식도 잡지 못해
5년간 6000억원 설비투자…年 1200억씩 투입
‘1조 클럽’ 호재에도 中사업 로드맵 차질 예상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셀트리온그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국 투자에 변수를 맞았다. 셀트리온(068270)은 지난 1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Wuhan)시에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설립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오는 2025년까지 5년간 설비투자에만 6000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특히 한국이 아닌 해외 지역에 공장을 짓겠다는 셀트리온의 시도는 처음인데, 업계에서는 `왜 하필 우한이냐`는 반응이 나온다.
| 셀트리온그룹이 중국 중부 최대 도시인 우한(Wuhan)시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중국 내 최대 규모인 12만ℓ급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건설을 추진한다. 기우성(앞줄 왼쪽)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과 천핑(Chen Ping) 동호개발구 당공위 부서기가 지난 1월 20일 중국 우한에서 열린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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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당초 올해 상반기 중국 우한 생산공장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기공식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초 때 분위기와 달리 한달 보름새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데다 장기화 조짐마저 보이면서 중국은 물론 우리 정부와도 일정 조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구체적인 완공시점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착공시기가 늦춰질 경우 향후 2~3년 안에 중국 최대 규모인 12만ℓ급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갖춘 우한공장 가동이 가능할 것이란 셀트리온 사업 로드맵에 차질이 빚어진다.
셀트리온은 중국 공장에서 바이오의약품 개발뿐만 아니라 중국 내수시장 공급을 위한 의약품 위탁생산(CMO)도 진행한다는 전략을 세운 상태다. 셀트리온은 중국 내 의약품 판매를 위한 직판영업망을 함께 구축해 현지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별도 중국법인을 만들어 설비투자를 넘어선 제품개발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미 후베이성 정부와 우한시 당국과 업무협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직접 접촉을 통한 추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은 없다”면서 “이메일·인터넷 등 온라인 소통수단과 전화·화상 회의를 활용해 현재 우한공장 건설작업을 이상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단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을 포함해 우한공장 신설 협상에 참여한 셀트리온 임·직원들은 중국 방문 이후 2주 동안 자가 격리와 코로나19 검사를 통해 전원 ‘음성’ 판정을 받고 정상 근무 중이다.
| 인천광역시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셀트리온 제2공장. (사진=셀트리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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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이 공장입지로 우한을 선택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우한시는 300여개에 이르는 제약·바이오 연구개발(R&D) 센터를 비롯한 기업들이 자리 잡으며 중국의 바이오산업 전진 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후베이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하고 있다. 제품 개발·상업화를 위한 플랫폼 등이 잘 구축돼 비즈니스하기 좋은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제약 시장은 미국에 이은 세계 2위로, 2018년 기준 9000억 위안(150조원)에 달한다. 이 중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018년 약 600억 위안(10조원)에서 2023년 1300억 위안(22조원)으로 5년 사이 두 배 넘게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셀트리온은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상 첫 매출 1조원 돌파라는 경영실적 성과에도 중국 투자 이슈가 크게 부각될 수 있어 노심초사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중국 투자 불확실성에 대한 주주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방안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처음으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셀트리온은 작년 연결기준 매출 1조1285억원, 영업이익은 378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4.9%, 영업이익은 11.6%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2980억원으로 17.5%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