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식품·유통 주식 매집...면세점도 명암 갈라

by이진철 기자
2016.01.20 08:31:08

신세계·CJ 그룹 계열사 지분 상승률 ''톱10'' 4곳 랭크
롯데쇼핑·삼성성엔지니어링·두산엔진 ''5% 클럽'' 탈락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국민연금이 투자한 국내 30대 그룹 상장계열사 가운데 지난 1년간 투자 지분율이 가장 크게 오른 곳은 한화테크윈(012450)(옛 삼성테크윈)이고, 국민연금 보유지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LG하우시스(108670)인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점 사업권을 얻은 신세계(004170)와 CJ그룹 계열의 유통·식품 관련 기업도 국민연금의 집중적인 투자를 받았다.

20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국내 증시에 상장된 30대 그룹 182개 계열사를 대상으로 지난 1년 간 국민연금 투자 지분율을 조사한 결과, 지난 15일 기준 국민연금이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93개로 2014년 말보다 1곳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새 16곳이 ‘국민연금 지분율 5%이상 클럽’에 신규 혹은 재진입한 반면 15곳은 이름을 감췄다.

지분율이 가장 크게 오른 곳은 지난해 6월 삼성에서 한화로 인수된 한화테크윈으로 7.88%포인트나 급등했다. 삼성테크윈 당시 지분율은 5.21%였지만 한화테크윈으로 바뀌면서 13.09%까지 높아졌다. 주가도 인수 이전인 2014년 말 2만3850원에서 올 1월15일 기준 3만2750원으로 27.2%(8900원)나 급등했다.

2위는 나스미디어(089600)로 지분율이 6.03%에서 13.50%까지 7.47%포인트 증가했다. 인터넷·모바일 등 뉴미디어 분야에서의 광고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3위는 지난해 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신세계로 12.63%를 기록해 1년 새 6.78%포인트나 지분율이 올랐다.

이어 신세계푸드(5.13%포인트), CJ프레시웨이(4.98%포인트), CJ오쇼핑(4.48%포인트), 현대글로비스(4.29%포인트), LG생명과학(3.72%포인트), SK(3.05%포인트), 한진칼(3.04%포인트) 등의 순으로 지분율이 상승했다. 신세계, CJ 그룹의 유통, 식품 업종 관련 계열사들이 10위권 내에 4개 사나 포진돼 두각을 나타냈다.

이밖에 삼성전기(3.03%포인트), 롯데푸드(2.61%포인트), 이마트(2.42%포인트), CJ(2.06%포인트), 고려아연(2.05%포인트) 등의 지분율도 상승했다.



한화케미칼 등 16개 상장사는 ‘국민연금 5% 클럽’에 새롭게 진입했다. 한화케미칼의 국민연금 지분율은 단박에 11.99%를 기록했다. 한화테크윈, 한화화인케미칼(옛 KPX화인케미칼) 등을 인수한 것이 긍정적으로 평가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6월 상장된 SK디앤디(10.29%)도 단번에 10% 이상 지분율을 기록했고, 롯데제과(6.04%), 포스코강판(5.02%), GS리테일(6.06%), 영풍정밀(5.02%), 현대증권(5.01%) 등은 신규로 5% 이상 보유기업에 진입했다.

반면 1년 간 지분율이 가장 크게 떨어진 곳은 현대건설로 11.87%에서 8.04%로 3.83%포인트나 낮아졌다. 이어 대우인터내셔널(3.69%포인트), LS(2.92%포인트), 신세계I&C(2.60%포인트), 현대위아(2.28%포인트), LG디스플레이(2.14%포인트), LG이노텍(2.12%포인트), SK네트웍스(1.68%포인트) 등의 국민연금 보유지분율이 떨어졌다.

국민연금 5% 클럽에서 탈락한 기업도 15곳에 달했다. 실적 부진에 시달렸던 삼성엔지니어링, 두산엔진은 3.97%로 떨어졌고 면세점 사업권 획득에 실패한 롯데쇼핑을 비롯 현대비앤지스틸, 대한항공, 대우조선해양은 4.0% 수준에 머물렀다.

국민연금의 투자 지분율이 가장 높은 곳은 LG하우시스로 14.69%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현대그린푸드(14.23%), 한섬(14.06%), CJ제일제당(13.56%), 현대글로비스(13.53%), 나스미디어(13.50%), LG상사(13.48%), CJ오쇼핑(13.44%), 롯데푸드(13.41%), 한화테크윈(13.09%) 등이 상위 ‘톱10’에 들었다.

국민연금이 아예 1대주주로 올라선 곳도 LG상사(13.48%), 롯데푸드(13.41%), 호텔신라(9.93%%), 삼성전자(8.19%), GS(8.05%), LS(7.98%), KT(7.59%) 7개사에 달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국민연금은 국내 증시에 약 100조원 가량을 직접 혹은 위탁투자하는 큰 손으로, 특정 기업의 지분율을 높였다는 것은 성장성과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면서 “지난해 뜨거운 감자였던 면세점 사업자 선정 여부가 지난 1년간 국민연금 투자와 관련해 각 기업의 희비를 가른 것도 특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