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철근 기자
2013.08.11 14:18:45
삼성디스플레이 목공 동호회 ''앤티크''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필요한 제품을 스스로 만들어 사용하는 ‘DIY(Do It Yourself)’ 족이 늘어나면서 간단한 가구를 만들 수 있는 목공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에도 목공에 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지난해부터 삼삼오오 모여 ‘앤티크’라는 동호회를 만들었다.
“제한된 인원들만 회원으로 받다 보니 직원들에게 인기가 높아요. 가입 대기 시간이 길어지다 보면 간혹 인사팀에 항의 메일을 보내는 분들도 있죠.”
‘1인 1동호회’ 활동을 권장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내에서도 유독 주목을 받고 있는 앤티크를 이끌고 있는 최재선 회장(LCD 사업부)의 말이다.
동호회 설립 동기는 단순한 경제적 문제였다. 최 회장은 “친한 동료 중에 목공에 관심 있는 이들이 많아 함께 배우려고 했는데 공방 수업료가 너무 비쌌다”며 “아예 동호회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출발했다”고 말했다.
동호회에 가입하게 되면 우선 10주간 목공에 필요한 기초 기술과 공방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기계 사용법에 대해 배우면서 작품을 만들게 된다. 선반이나 상자 등 간단한 작품 세 가지를 만들고 나면 개인 작품을 만들 수가 있다. 회사에서는 초청 강사료를 지원해 직원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앤티크의 특징이자 장점은 동호회 활동과 봉사활동을 연계한 점이다. 특히 일상적인 봉사활동이 아니라 재능을 이용한 일종의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최 회장은 “처음 동호회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멋진 작품을 만드는 일에만 신경을 썼다”며 “경험이 쌓이고 여유가 생기면서 주위를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회사 내에 재능을 이용해 나눔 활동을 하는 다른 직원들의 모습에 자극을 받아 시작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최 회장은 “이웃들이 필요한 가구나 물품을 직접 제작해 기부활동을 시작하게 됐다”며 “지난 2월에는 난치병을 앓고 있는 한 어린이가 침대를 갖는 게 소원이라는 얘기를 듣고 회원들이 힘을 합해 한 달여에 걸쳐 디자인과 제작에 매달렸다”고 회상했다.
현재도 중풍으로 거동이 힘든 할머니를 위해 일반 침대보다 훨씬 낮은 침대를 디자인 중이다. 디자인이 끝나는 대로 제작에 들어갈 예정이다.
최 회장은 “작년에 박동건 부사장을 비롯한 10여명의 임원들이 함께 가구 만들기 나눔 활동을 했다”며 “처음 목공에 도전하는 임원들이 열심히 배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만든 책상과 책장들을 지역 공부방 어린이들에게 기증했을 때 마치 큰일을 해낸 것 같아 마음이 뿌듯했다”고 덧붙였다.
앤티크 살림살이를 맡은 이준우 총무도 “목공을 배우고 싶었는데 이런 기회를 줘서 고맙다고 얘기해주는 회원들이 있어 지금까지 열정적으로 동호회 운영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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