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하락반전..긴축 공포 여전

by하정민 기자
2006.06.06 23:28:39

[뉴욕=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6일 오전 상승 출발한 뉴욕 주식시장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 경제의 성장둔화를 인정하면서도 인플레이션 억제에 주력하겠다는 버냉키 연준 의장의 강경 발언에 이어, 윌리엄 풀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까지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의 면모를 과시하면서 긴축 정책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 충격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풀 총재까지 가세하자 투자 심리가 얼어붙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하는 등 제반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다.

국제 유가가 71달러대로 떨어지고, 다우 지수 구성 종목인 휴렛패커드가 실적 전망을 상향했지만 투자자들의 우려를 거두기에는 역부족이다.

오전 10시27분 현재 다우 지수는 1만1043.36로 전일대비 5.36포인트(0.05%) 내렸고, 나스닥은 2164.64로 전일대비 4.98포인트(0.23%) 떨어졌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7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0.84달러(1.16%) 내린 배럴 당 71.76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풀 총재 "과잉 긴축이 차라리 안전하다"

윌리엄 풀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범위를 웃도는 것으로 드러난다면 경기가 둔화된다는 사실 자체 만으로는 물가를 신속히 끌어 내릴 수 없을 것"이라면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금리정책은 인상 쪽에 기울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풀 총재는 특히 "상황이 분명해 지면 다시 물러서면 되는 만큼, 정책 실수를 하더라도 약간의 과잉긴축쪽에서 하는 것이 차라리 안전한 전략"이라고 말하고 "금리를 내려서 경기를 떠 올리는 것이 만성화된 인플레 기대심리를 되돌리는 것보다 훨씬 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풀 총재 외에 토마스 호니그 캔자스시티 연방은행 총재와 수전 비에스 FRB 이사는 각각 `금융정책과 경제`, `리스크 관리`를 주제로 이날 연설한다. 연준 관계자들의 강경 발언이 추가될 지 관심이다.

◆GM-휴렛패커드 주목



다우 지수 구성 종목인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 제너럴 모터스(GM)에도 시선이 쏠린다. GM은 이날 오전 11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GM이 주총에서 경영개선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역시 다우 종목인 컴퓨터업체 휴렛패커드(HPQ)는 실적 전망을 상향해 주목받고 있다.

휴렛패커드는 미국 국세청(IRS)의 세금 환급으로 2분기 주당 순이익이 조금 늘어날 것 같다고 밝혔다. 휴렛패커드는 당초 지난달 16일 회계연도 2분기 주당 순이익이 51센트라고 공개했으나 이번 환급으로 66센트로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특별항목을 제외한 2분기 실질 주당 순이익도 기존 54센트에서 69센트로 증가할 전망이다.

휴렛패커드는 이와 함께 올해 전체 주당 순이익 전망치도 기존 2.02~2.06달러에서 2.19~2.23달러로 높인다고 밝혔다.

◆골드만-페로비알, BAA 놓고 경쟁

M&A 재료도 관심이다.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 및 개트릭 공항의 운영업체인 BAA는 스페인 그루포 페로비알과 미국 골드만삭스(GS) 컨소시엄으로부터 동시에 구애를 받고 있다. 페로비알은 영국 브리스톨 공항과 벨파스트 공항을 소유하고 있다.

그루포 페로비알은 이날 BAA를 103억파운드(190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주당 인수가격은 950.25펜스로 당초 예상보다 49% 높은 웃돈을 부여한 가격이다. 그러나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의 주당 인수가격 955.25펜스에는 조금 못 미친다

◆구글-IBM도 주목

인터넷 검색 황제 구글(GOOG)은 웹 기반의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을 출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셀(excel)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미 구글은 라이틀리(Writely)로 불리는 온라인 워드 프로세서를 출시, 이미 MS의 PC 프로그램 시장 지배력에 도전장을 내민 바 있다.

구글의 연이은 웹 기반 프로그램 출시는 MS에 큰 위협이 될 전망이다. 엑셀과 워드 프로세서 등이 포함된 MS의 `오피스` 프로그램은 현재 MS의 분기수익 가운데 3분의 1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사업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컴퓨터업체 IBM도 주목받고 있다. IBM은 향후 3년간 인도에 총 6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