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나 심장질환자 폭염 방심하지 말아야... 온열 증상 나타나면 직각 조치 필요

by이순용 기자
2017.06.23 08:32:16

폭염, 가뭄 심했던 2016년 여름, 서울시 온열 환자 전년 대비 2배 증가
일사병, 열사병 등 온열질환, 노약자나 만성질환자에게는 더 위험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인천 고인돌 광장에서 제초 작업을 하던 A씨(74)가 열사병으로 숨졌다. 그리고 지난 5월 18일 오전, 밭에서 일하던 임모(여 ·72)씨도 어지럼증과 탈진 증상으로 쓰러져 소방대원에 의해 병원에 이송되었지만 끝내 숨을 거두기도 했다.

5월 이른 더위에 이어 6월 장마철에도 비는 오지 않고 평년 대비 높은 기온과 ‘마른장마’가 이어지면서 ‘온열질환’ 위험이 높아지고 있어 당뇨병이나 심장질환자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이는 더위로 인해 체력이 떨어지면서 면역력 감소 등 건강상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일사병이나 열사병도 주의해야 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 평균 기온은 18.7도로 1973년 이래 가장 더운 5월을 기록했으며 6월 들어서도 평년 대비 높은 기온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더위를 식혀줄 수 있는 장마 또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마른장마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만큼 더위로 인한 온열질환자가 많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실제 마른장마와 폭염이 이어졌던 지난해의 경우 온열질환 환자 수가 크게 증가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응급의료센터 이창재 센터장은 “온열질환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해가 갈수록 열대야, 폭염 평균 일수 등이 늘어나는 우리나라 여름 특성 상 온열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더 가져야 한다”며 “폭염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을 최대한 피하고, 온열질환 증상이 나타났을 경우에는 즉각적으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마른장마와 폭염, 만성질환자나 노약자에 큰 위험

우리나라 장마철은 대개 긴 기간 동안 비가 내리는 이미지이지만, 최근 들어 강수량이 적은 마른장마가 계속되고 이로 인한 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에 대한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또한 기상청에 따르면 마른장마가 3년 연속 이어지는 가운데 여름철 기온 또한 평년 대비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마른장마와 폭염이 이어질 경우 온열질환 환자가 늘어나게 된다. 마른장마와 폭염이 유난히 심했던 지난 여름의 경우, 서울시 온열질환자 수는 2015년 392명에서 2016년 787명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더불어 서울시 1,000가구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25%는 온열질환으로 인한 피로감, 지병 악화 등을 이유로 병원을 방문, 의료비를 추가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의 온열질환자 수 또한 지난해와 유사한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5/29~6/4: 23명, 2017년 5/29~6/3: 22명)

온열질환의 대표격으로는 일사병과 열사병을 들 수 있다. 일사병은 강한 햇볕과 고온의 환경에 장기간 노출될 시 체온조절에 문제가 발생한다. 두통, 어지럼증, 무기력감, 빈맥, 저혈압 등의 증상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열사병은 고온에 장기간 노출되었을 시 발병하는 질환으로, 심부 체온이 40도 이상 올라가고 구토, 근육 경련, 평행 장애 등이 나타나며 심할 경우 각혈, 혈뇨 등 출혈 증상 또한 나타난다.

또 당뇨환자도 여름을 조심해야 한다. 당뇨환자는 평소에도 혈당관리가 중요한데 더위로 인해 입맛이 떨어지면서 영양섭취가 제대로 안돼 혈당관리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이로 인해 당뇨환자는 저혈당 쇼크에 빠질 수도 있다.

특히 심장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나 노약자의 경우 이러한 폭염에 이은 온열질환으로 인한 위험도가 높은 만큼 주의해야 한다. 특히 노인이나 어린이들의 경우 탈수나 갈증, 체온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만큼 온열질환에 대한 감수성도 떨어져 제 때 조치를 못하는 경우가 많아 위험하다.

◇ 예방 위해 충분한 수분 섭취 권장



일사병, 열사병 등의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서늘한 곳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평소보다 수분 섭취를 늘려 체내 온도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맥주나 커피 같은 알코올 및 카페인 음료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음료들은 순간적인 갈증 해소 효과는 있으나 강한 이뇨작용으로 오히려 탈수증상을 유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령자는 다른 연령층에 비해 폭염에 매우 취약하므로, 최대한 야외 활동을 자제 하는 것이 좋다. 특히 가족이나 주변 사람이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온열질환이 발생하지 않는지 항상 예의 주시하고, 증상이 생겼을 때는 즉각적인 응급조치를 취하도록 한다.

이창재 센터장은 “고령자는 탈수나 갈증에 대한 감각, 체온조절 능력이 떨어져서 목이 마르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물 마시는 습관이 필요하다” 라며 “심뇌혈관성 만성질환자는 물론 경동맥이나 뇌동맥 협착증이 있는 경우 탈수 현상에 의한 뇌졸증 비율이 겨울 보다 여름에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각별한 건강수칙을 준수해 온열질환에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폭염 대비 건강 수칙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자주 물이나 이온 음료를 섭취한다. (단, 신장 질환자는 의사와 상담 후 물을 섭취한다.)

△양산, 모자 등을 사용하여 햇볕을 차단한다.

△헐렁하고 밝은 색깔의 가벼운 옷을 입는다.

△하루에 여러 번 시원한 물로 얼굴과 목 뒷부분을 뿌리거나 목욕 또는 샤워한다.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의 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휴식한다.

△술이나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료(커피)는 자제하도록 한다.

<출처:질병관리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