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동욱 기자
2015.07.18 10:14:51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한 지붕 두 가족’이던 하나·외환은행이 하나의 통합은행으로 태어난다. 지난해 7월 조기통합 절차를 밟기 시작한 지 1년 만이다. 서로 물고 물리던 노사 협상이 마침내 타결되면서 대형 통합은행의 새 탄생을 알렸다. 통합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는 13일 외환은행 노조와 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에 대해 전격 합의했다.
지난 2006년 4월 신한·조흥은행 통합 이후 9년 만에 금융권에서 대형 은행이 탄생한다. 하나·외환은행 통합은행 자산규모는 290조원(올 3월말 연결기준)으로 KB국민은행(282조1000억원)·우리은행(279조4000억원)·신한은행(260조8000억원)을 제치고 단숨에 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된다.
하나금융은 13일 금융위원회에 통합을 위한 예비인가 승인신청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통합 절차에 돌입했다. 금융위의 예비인가 승인을 얻은 뒤 주주총회와 금융위 본 승인을 거치면 통합법인이 출범하게 된다. 예비인가 심사는 이르면 오는 22일 열리는 금융위 정례회의 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남은 절차를 고려하면 8월쯤 본인가 신청과 승인이 이뤄지고 이르면 9월 통합은행이 출범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가 종합신용정보 집중기관을 은행연합회 아래에 따로 세우기로 방침을 정했다. 지난해 카드 3사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터진 후 그동안 정부 차원에서 은행연합회와 여신금융협회 등 각 금융협회에서 따로 관리하던 신용정보를 한 기관에서 통합 관리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논의돼 왔다. 금융위는 통합추진위원회를 통해 은행연합회와 여신금융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등 각 금융협회의 신용정보를 통합 관리할 기구를 은행연합회 산하기관으로 두기로 정했다.
이번 정부의 방안을 놓고 은행연합회 노조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노조 관계자는 “지난 1월 국회 정무위원회는 개정 신용정보법에 따라 신용정보집중기관은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구성·운영한다는 부대의견을 채택했는데 이번 정부의 결정은 이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민간이 수행하던 신용정보 집중기관 업무를 금융위 주도로 별도 설립된 통합 집중기관에 이전하면 이 신설 기관은 권력기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금융위는 개정 법에 따라 신용정보집중기관 통합을 내년 3월 11일까지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위원회가 우리은행 지분매각을 연기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의 다섯번째 민영화 시도는 사실상 무산된 셈이다. 금융위원회 고위관계자는 “다음 주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이하 공자위) 회의를 열고 매각 방식 및 시기 등을 논의할 방침”이라면서도 “우리은행 매각을 중단하는 방안도 포함해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 산하 공자위는 지난 13일 간담회를 열고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우리은행 매각 관련 수요자 점검 결과를 보고받았다. 예보는 이 자리에서 사모펀드(PEF)나 해외자본들만 관심을 보이고 있어 적격 매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내용을 공자위원들에게 전달했다. 이후 공자위원들은 오는 21일경 다시 모여 우리은행 매각방식 등을 최종 결론짓기로 했다. 이날 우리은행 매각이 어렵다는 방향으로 결론이 날 경우 해당 결과는 회의 직후 발표될 것이라고 금융위 고위관계자는 전했다.
내년 상반기 중으로 은행과 증권사가 만든 핵심 기술을 핀테크 스타트업(신생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핀테크 오픈 플랫폼’이 구축된다. 은행과 증권사가 오픈 플랫폼에 핵심 기술 규격을 올리면 핀테크 기업이 이를 내려받아 신기술 개발 때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시중은행 17곳과 증권사 15곳이 참여한다. 금융권 공동으로 핀테크 오픈 플랫폼을 구축하는 건 이번이 세계 최초다. 국내 핀테크 산업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한다.
내달 국민, 우리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이 공동으로 20억달러(한화 2조 2900억원) 규모의 해외 SOC(사회간접자본) 펀드를 조성한다. 올해 말 아세안 경제공동체(AEC)와 아시아투자인프라은행(AIIB)이 출범하면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인프라·플랜트 등 SOC 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리 해외 SOC 부문에서 역량을 쌓으려는 취지에서다. 해외 SOC 시장에서 국내 은행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실적은 70~100위권으로 외국계 은행에 견줘 경쟁력이 상당히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