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의 식성 어디까지 가나

by박철근 기자
2014.01.30 17:02:20

IBM PC·서버 사업 인수 이어 모토로라까지
레노버의 ''PC+''전략과 시너지 여부 관심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정보기술(IT)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레노버의 거침없는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의 대표 IT 기업 IBM의 개인용 컴퓨터(PC)와 서버사업을 인수한 데 이어 미국을 대표하는 휴대전화 제조업체 모토로라마저 집어 삼킨 것.

30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레노버는 구글로부터 스마트폰 생산업체 모로토라 모빌리티(모토로라)를 29억1000만 달러(약 3조1195억 원)에 인수했다.

최근 IBM의 x86서버 사업을 23억 달러(2조4650억 원)에 인수키로 결정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수조 원 대의 M&A를 또 다시 성사시켰다.

구글이 지난 2012년 5월 모토로라를 인수할 때 들인 125억 달러(약 13조4000억 원)와 비교하면 약 4분의 1 가격에 모토로라라는 회사를 손에 넣게 됐다. 구글도 모토로라를 매각하면서 1만7000여 건의 특허권은 그대로 유지키로 했지만, 레노버는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 2000건의 특허권도 얻게 됐다.

특히 레노버는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굵직한 M&A를 성사시킨 데 그치지 않고, 인수한 기업을 발전시키는 데에도 괄목한 성과를 이뤄냈다.

지난 2005년 세계적인 컴퓨터 회사 IBM로부터 PC사업을 인수한 레노버는 파죽지세로 판매량을 늘리면서 지난해에서는 휴렛팩커드(PC)를 제치고 세계 PC 판매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따라 모토로라 인수가 레노버의 주요 사업전략 중 하나인 ‘PC플러스(PC+)’전략과 어떤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된 레노버의 PC플러스 전략은 IT 생태계 중심에 PC가 아직 존재하면서 다른 스마트 기기(스마트폰, 태블릿 등)로 확대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요가 태블릿, 바이브Z와 같은 다양한 스마트 기기 제품군을 보유한 레노버가 모토로라의 생산역량과 특허 등을 활용하면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레노버는 모토로라를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주요 업체로 성장시킬 수 있는 전문성을 가졌다”고 말했다.

양위안칭 레노버 회장도 “전설적인 브랜드와 혁신적인 제품 포트폴리오, 뛰어난 재능을 가진 글로벌 팀의 인수로 레노버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올라섰다”며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