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연합뉴스 기자
2013.09.28 14:05:03
무기·탄약 미리 쌓아둬…고위 관리 “정부군, 작전중 쇼핑몰 무너뜨려”
(서울=연합뉴스) 케냐 나이로비의 쇼핑몰에서 테러를 저지른 알샤바브 무장대원들이 범행 전에 쇼핑몰 점포를 빌려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BBC 방송은 케냐 정부의 고위 보안 소식통을 인용, 테러범들이 범행 수 주전에 점포를 빌렸으며 그 덕에 직원용 승강기를 이용해 무기와 탄약을 쌓아둘 수 있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리 배치해둔 무기가 있었기에 테러범들은 빠르게 재무장하면서 정부군에 대항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BBC는 이들이 쇼핑몰 점포를 빌리려면 위조 신분증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부패한 케냐 정부 관리가 개입됐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보안 소식통들은 테러범들이 쇼핑몰로 진입하기에 앞서 두 대의 차량이 이슬람 무장대원들을 인근에 내려줬다고 전했다.
이들은 쇼핑몰 1층 환기구에 숨을 공간도 미리 마련해 두는 등 대비책을 꼼꼼히 마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BBC는 분석했다.
한편 테러 용의자들에 대한 심문과 실종자 수색 작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케냐 정부군이 진압 작전 중 쇼핑몰 일부를 무너뜨렸다는 내부 관계자의 증언이 나와 주목된다.
이는 알샤바브가 그동안 주장해 온 내용과 어느 정도 일치하는 것이다. 알샤바브는 정부군이 쇼핑몰 진압 당시 화학무기를 사용했으며, 증거를 덮으려고 건물을 폭파시켜 130여명의 인질을 사망케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청한 고위 관리는 케냐군이 진입 과정에서 쇼핑몰 지붕과 세 개 층을 무너뜨렸으며 쇼핑몰 안에서 로켓추진식수류탄(RPG)을 발사했다고 27일 밝혔다.
다만 건물 붕괴를 일으킨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 공격이 의도된 것인지 사고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 관리는 현장서 발견된 시신들이 건물 붕괴로 사망했는지 아니면 테러범들에게 살해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시신에 대한 부검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마노아 에시피수 케냐 정부 대변인은 건축 전문가들이 쇼핑몰 붕괴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영국, 캐나다, 독일 조사단이 이번 조사에 참여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는 이르면 다음 주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조셉 올레 렌쿠 케냐 내무장관은 쇼핑몰 테러와 관련해 8명의 용의자를 체포했으며 이들 가운데 3명은 심문 후 풀려났다고 신화통신에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잔해에서 발견된 시신은 없으며, 이번 수사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섬세하고 복잡한 작업인 만큼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