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선일보 기자
2006.11.30 09:27:02
치솟는 금리..괴로운 주택담보대출
변동+고정=‘혼합형 금리’ 상품 주목
현재 판매 중인 주택담보대출은 크게 ‘변동금리형’과 ‘고정금리형’ 상품으로 나뉜다. 변동금리 대출이란 시장금리(보통 CD금리) 변동에 따라 일정 주기(보통 3개월 단위)마다 대출금리가 달라지는 상품이고, 고정금리 대출은 대출기간 내내 적용 금리가 달라지지 않는 대출을 말한다. 은행 입장에서 변동금리 대출은 금리변동 위험을 고스란히 고객에게 전가하므로 대출 이자를 다소 싸게 해 준다. 반면 고정금리 대출은 금리 변동 위험을 은행이 대신 떠안는 상품이라 이자를 더 많이 받는다.
현재 은행권 변동금리형 대출 상품의 최저 금리는 연 5.6% 정도(국민은행 3년 만기 기준)인 반면 고정금리 대출 상품인 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보금자리론)의 대출금리는 연 6.15%(만기 10년 기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출자들이 금리 변동 위험보다 당장 싼 이자를 더 선호, 대출자의 99%가 변동금리 대출을 선택하고 있다. 따라서 대출기간 중 시장금리가 오르면 변동금리 대출자들은 늘어나는 이자 부담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다.
은행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현재 연 5.5~5.6% 수준)는 최근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달 전에 비해 0.3% 포인트 정도 올랐고, 1년 전에 비하면 0.6% 포인트나 올랐다. 1년 전에 1억원을 빌린 사람이라면 연간 60만원의 이자 부담이 추가되는 셈이다.
게다가 향후 시장금리는 더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내달 23일부터 적용되는 한은의 지급준비율 인상은 대출금리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A은행 관계자는 “지준율 인상 효과가 본격화되는 내년 1월 이후 대출금리가 0.1~0.2% 포인트 정도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만약 시중금리가 더 올라 변동금리 대출이 고정금리 대출보다 금리가 더 높아진다는 예측에 동의한다면, 신규 대출자들은 금리 변동 위험을 피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현재 대안으로 적합한 상품은 최근 은행권에서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 ‘혼합형 대출상품’을 꼽을 수 있다. 혼합형 대출이란 일정 기간 고정금리를 적용하다 변동금리로 전환하거나, 대출기간 중 ‘변동금리?고정금리’ 전환이 가능한 대출상품을 말한다. 예컨대, 국민은행의 포유 장기대출은 처음 3~5년간 고정금리를 적용받고 나머지 기간에는 변동금리를 적용받는다. 3년짜리 고정금리는 최저 연 5.97%, 5년짜리는 최저 연 6.06%이다. 변동금리 대출(최저 5.62%)과 금리 차가 그리 크지 않다. 국민은행 최인석 팀장은 “최근 들어 금리 변동 위험에 대한 고객들이 인식이 높아지면서 신규 대출자의 40% 이상이 혼합형 대출 상품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초기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해 변동금리 대출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라면 가급적 금리 변동 주기를 길게 설계해 위험을 줄이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신한은행 김은정 재테크팀장은 “금리 변동 주기 3개월짜리 대신 2년 변동 주기 상품(금융채 금리 연동 상품)을 선택하면 대출금 1억원을 기준을 할 때 연간 24만원만 더 부담해도 2년간 금리 변동 문제를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