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前대통령 "건강 허락하는 한 평양 방문"

by김윤경 기자
2005.12.20 09:47:59

"北·우리정부 수차례 요청..특사로 가진 않을 것"
"美 군사작전할 힘은 없다"
"재임기간 빈부격차 문제 풀지못해 아쉬워"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김대중 전 대통령은 "6자회담 상설화 등을 논의하기 위해 건강문제가 허락하는 한 평양을 방문하겠다"며 "방북을 위한 남북한 양측 정부의 입장이 다 정리됐다"고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고 20일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북한 쪽에서 와 달라는 연락이 수 차례 왔고 노무현 대통령도 방북을 정식으로 요청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으로부터 방북 구두요청은 받았으나 친서를 받은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구체적 방북 시기를 결정하는데 있어 건강문제가 가장 중요하다며 현재의 건강상태에 대해선 "신장 투석치료를 하고 있지만 다른 데는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특사나 공적 임무를 띠고 가면 자연히 대화 폭이 좁아지고, 행동에도 제약이 생길 수 있다"며 "민족의 장래를 생각하는 사람끼리 민족의 앞날에 대해 서로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방북시엔 ▲6자회담 상설화 제안 ▲미국에 대한 대응 ▲일본 문제 해결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 비판에 대한 대응 ▲21세기 한민족의 위상과 목표를 정하기 위한 평화적 협력방안과 평화적 통일방안 등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노벨평화상 5주년 기념연설에서 밝힌 통일 제1단계 `남북연합-낮은 단계의 연방제` 주장과 관련해선 "남북이 남북연합기구(사무소)를 두고, 이를 통해 서로 정책적 협의라든가 일상적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협의를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결의기구는 아니지만 합의하면 뭐든지 할 수 있는 바향에서 시작, 다음 단계인 남북연방 단계로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와 미 국무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등의 대북 강경발언과 관련, 김 전 대통령은 "미국이 강경발언은 하지만 네오콘 말처럼 군사작전을 할 힘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도 미국과 협력하지만 평화를 위한 것이며, 전쟁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쉽게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민족공조`와 `한미공조`가 병행되며 상호 보완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는 진실을 과장없이 밝히는 것이 초점"이라며 "그러나 과거사 규명이 과장되면 언젠가 다시 뒤집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임기간 동안 가장 아쉬운 점으론 "빈부격차 문제를 풀지 못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보화시대는 빈부격차를 오히려 키우는 속성을 지니고 있어 양극화는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소외된 층에 희망을 주는 정책으로 매듭을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