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내먹]극강 매운맛 도전하고 싶다면 '앵그리크림쫄면'
by김범준 기자
2021.02.06 12:00:00
거리두기에 집밥 먹는 날이 많아진 요즘. 간편하고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한끼 식사 어디 없을까요. 먹을 만한 HMR(가정 간편식), RMR(레스토랑 간편식)을 직접 발굴하고 ‘내 돈 주고 내가 먹는’ 생생 정보 체험기로 전해드립니다.<편집자주>
| 편의점 CU에서 판매하는 ‘도전! 앵그리크림쫄면’ 시식을 도전해봤다.(사진=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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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맵찔이’(맵기+찌질이, 매운 맛에 약한 사람)어도 주기적으로 매운 음식이 당긴다. 속이 화끈거릴 정도로 매운 음식을 먹을 생각에 벌써부터 입안에 침이 고이며 스트레스도 풀리는 기분이다. 오늘은 엄청 매운 걸 도전해봐야겠다.
집 앞 CU 편의점에 가니 맵찔이가 매운 맛에 도전하려는 마음을 마치 읽기나 한 듯 마침 ‘도전! 앵그리크림쫄면’ 제품이 눈길을 끈다. 탤런트 이경규 분이 게임 캐릭터 앵그리버드와 같은 짙은 눈썹을 하고 입에서 불을 내뿜는 모습에서 살짝 긴장이 되지만 눈 딱 감고 집어든다.
‘앵그리크림쫄면’은 CU 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식품 제조 계열사 BGF푸드에서 출시한 간편식품이다. KBS 예능 프로그램 ‘편스토랑’과 협업해 CU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제품으로 ‘편스토랑 7회차 우승상품’이란 수식어를 달고 있다. 판매수익금 일부는 결식아동 지원사업에 사용한다.
그러고 보니 앞서 내돈내먹 비교 체험했던 ‘고추참치비빔우동’()도 편스토랑 9회차 우승상품이었다. 요새 CU 편스토랑 제품들이 다양하게 출시하며 입맛을 당기는 것 같다.
| BGF푸드 ‘앵그리크림쫄면’ 포장(왼쪽)과 구성 내용(오른쪽) 모습.(사진=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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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크림쫄면 내용물은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에 쫄면, ‘편스토랑’ 매콤크림소스, 레드페퍼치즈파우더, 그리고 문제의 ‘도전! 앵그리소스’가 각각 1팩씩 들어 있다.
주 재료인 ‘매콤크림소스’는 우유와 식물성크림을 베이스로 대두, 밀, 게, 닭고기를 함유하고 있다. 쫄면사리는 호주·미국산 밀가루와 옥수수전분으로 만들어졌다.
제품 겉면에 안내한 것처럼 더 화끈한 맛에 도전하고 싶은 자들을 위해 별첨한 ‘앵그리소스’는 태국산 수리타이쓰리라차칠리소스 30%, 베트남산 고춧가루 9.5%로 이뤄졌다.
앵그리소스는 제조사 분석치 기준으로 캡사이신의 매운 정도를 나타내는 스코빌 지수가 무려 2만7921SHU다. 청양고추(4000SHU)보다 약 7배 더 매운 맛이다. 참고로 신라면은 1300SHU, 불닭볶음면은 4400SHU 수준이다.
우선 쫄면사리를 포장째 손으로 비벼서 붙어있는 쫄면 가닥을 떼어준다. 한 3분 정도 계속 비벼주고 손가락으로 눌러주니 얼추 면 분리가 됐다.
준비가 됐다면 용기에 우선 개봉한 쫄면, 매콤크림소스 두 가지만 순차적으로 넣고 전자레인지에 약 4분(가정용 700W 기준) 간 돌려준다. 뜨거운 물을 붓거나 끓일 필요 없다.
전자레인지 조리가 완성된 크림쫄면을 꺼내니 이미 알싸한 매운향이 코를 찌른다. 별첨 앵그리소스를 넣지 않더라도 이미 매콤크림소스 만으로도 충분히 맵다. 맵찔이는 여기서 멈춰야 했다.
| ‘앵그리크림쫄면’ 개봉 후 우선 쫄면과 매콤크림소스만 넣고 전자레인지에 조리한 모습(왼쪽)과 동봉된 ‘도전! 앵그리소스’(가운데) 모습. 이 소스는 무척 맵운데 취향별로 맵기 정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뒷면(오른쪽)에 표기를 했다.(사진=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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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첨 레드페퍼치즈파우더를 뿌려주고 마저 앵그리소스를 잡아 드니 라는 경고 문구가 보인다. 맵찔이라서 뜨끔했지만 기왕 매운 음식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으니 끝까지 가보기로 했다.(그러고 이내 후회했다.)
앵그리소스 뒷면에는 맵부심(맵기+자부심)대로 소스 양을 조절해 넣을 수 있도록 △맵부심 1단계(소스 1/3) △맵부심 2단계(소스 2/3) △맵부심 3단계(소스 올인)를 3등분 표기했다.
우선 맵부심 1단계를 부려봤다. 쫄면 한 젓가락을 입에 넣으니 정신이 번쩍 들고 동공이 커질 정도로 얼얼한 맛이다. 면이 상대적으로 질긴 쫄면이다보니 입안에 머금고 씹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혀를 더 매섭게 아렸다. 그래도 맛있게 매운 맛이라며 정신승리하며 냉수를 들었다.
| 조리된 ‘앵그리크림쫄면’에 매운맛을 더해주는 후첨 ‘도전! 앵그리소스’를 1/3 가량만 넣고(왼쪽) 다른 후첨 소스 레드페퍼치즈파우더와 함께 마저 잘 비벼준(오른쪽) 모습. 맵찔이는 쉽사리 도전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맵다.(사진=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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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도전하기로 했다고 후회했지만 멈추기엔 이미 늦었다. 울면서 앵그리소스를 조금 더 넣고 맵부심 2단계를 부려본다. 이미 사람이 먹을 수준의 매운 맛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혓바닥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해 쫄면을 빠르게 대충 씹고 목으로 넘긴다. 알코올 도수 40% 이상의 위스키 혹은 보드카를 빈속에서 스트레이트 잔으로 원샷했을 때와 같은 화끈함이 속에서 올라온다.
이제 이판사판이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울 줄 모른다고 했을까. 나머지 앵그리소스를 모두 다 때려넣어 맵부심 3단계 ‘끝판왕’에 도전해본다. 한입 넣으니 채 씹기도 전에 눈물이 쏙 난다. 이미 속에서는 지옥불이 끓고 있다.
결국 맵찔이는 맵부심 3단계 쫄면을 삼키지 못했다. 정말 매운 맛을 좋아하고 내로라할 만큼 잘 먹는 사람이 아니라면 감히 도전하지 않기를 바란다.
음식 맛은 본인 취향껏 분수에 맞춰 먹자. 맵찔이가 섣불리 매운 음식에 도전했다가 돌아오는 고통의 후폭풍은 남 탓할 수 없는 본인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