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타임] 공공장소 스킨십…"전체관람가로 다닙시다"

by배진솔 기자
2018.09.19 07:20:15

재길씨는 주말이면 한강 공원으로 나가 자전거를 타는 것이 유일한 낙이다. 얼굴을 스치는 가을 바람을 느끼면 모든 고민을 잊을 수 있고 힐링이 된다. 그런데 한강의 좋은 풍경들 사이로 재길씨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들이 있다. 연인들의 도가 지나친 애정행각이다.



이미지 투데이

가볍게 포옹하고 뽀뽀하는 것을 넘어서 진한 스킨십이 오랫동안 이어진다. 돗자리에 앉아 있는 커플은 그나마 주변 눈을 의식해 둘 중 한 명이 자제하라는 손짓이라도 보낸다. 텐트 안에 있는 커플은 안 보이니 할 말이 없다.

주변에서는 말을 못하지만 ‘왜 저러냐?’라는 눈초리로 시선을 보낸다. 아니나 다를까 ‘세모눈’으로 치켜보던 어르신 한 분이 호통을 친다.

“적당히 좀 해야지. 어른들도 다 보고 있는데 뭐 하는 거야?”

연인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 보인다. 어른들이 ‘꼰대’라서 젊은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 하는 것일까.



소셜 데이팅 업체 정오의 데이트에서 2030 미혼남녀 2만 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커플 애정행각 중 최고의 꼴불견 1위는 모두 ‘공공장소에서 찐한 스킨쉽 (남자 50%, 여자 61%)’으로 나왔다.

‘공공장소에서 스킨십은 어디까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남녀 모두 1위로 ‘가볍게 뽀뽀’까지라고 답했다.

손 씨는 “손잡고 가벼운 포옹 정도는 그렇다 쳐도 너무 심하면 인상이 찌푸려진다”라며 “자기들끼리만 사는 세상도 아니고 적당히 선을 지키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남이 뭘 하든 왜 신경 쓰냐"는 의견도 있다.

남자친구와 거리가 멀어 2주마다 한번씩 데이트를 하는 김수인(24)씨는 카페에서 있던 일 때문에 억울함을 토로했다. 본인은 남들과 비슷했다고 생각했는데 지나가는 아줌마가 “여기 와서 저럴 거면 모텔을 가지”라는 말을 하고 갔기 때문이다.

김 씨는 “2주에 한 번 보는데 좀 애틋하면 안 되냐”라며 “그리 수위가 높지도 않았는데 남의 일에 관심 두는 사람들이 이해 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와 온리-유에서 미혼 남녀 5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열에 아홉은 '공공장소에서 진한 애정표현을 하는 커플은 이미 성관계를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남성의 92%와 여성의 83.5%가 긍정의 답을 골랐다.

반면 해보고 싶은 스킨십은 '춥던 덥던 손 꼭 잡고 있는 모습'이 남자 44%, 여자 62%로 나왔다. 그 다음 2위는 ‘공공장소에서 진한 스킨십’이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