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 뛰어버린 증시 `들어가자니 두렵고, 가만있자니..`

by장영은 기자
2011.04.25 09:25:00

지수 떨어지기만 기다리다 `눈 뜬 장님`
대세는 `우상향`.."지금은 용기가 필요할 때"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여우는 포도가 먹고 싶었다. 하지만 포도 나무는 여우에게 너무 높아 보였다. 포도가 떨어지기를 기다려도 봤지만 턱도 없었다.
 
포도는 더욱 맛있게 익어갔고 따먹을 용기도 없는 여우는 포기한다. `저건 분명 신포도일꺼야`하고 생각하면서.

요즘 시장을 보는 일부 투자자들의 심정이 딱 그렇다. 진작에 시장에 들어가지 못한 `무(無)주식자` 들은 너무 많이 올라버린 개별 주식들을 사기가 부담 스러울 수 밖에 없다.

요즘 잘 나가는 대표 주도주만 봐도 그렇다. OCI(010060)는 연초대비 무려 84%나 올랐고 LG화학(051910)이 43%, SK이노베이션(096770)은 26%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의 주가도 각각 31%, 48%씩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6.1% 오르며 어느덧 지수는 2200선을 훌쩍 넘을 기세다.

상황이 이렇게 되고보니 대부분의 일반 투자자들은 시장에 신규 진입할 결심을 하기가 아무래도 쉽지 않다. 이미 많이 오른 주식에 올라탈 용기가 없다면 이 쯤에서 `오르다 말겠지`, `어차피 내 것도 아니었어` 하면서 돌아서 버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여전히 포도(주식)에 미련을 버리지 못해 포도밭(시장)을 맴돌고 있는 투자자라면 사다리를 놓는 방법을 생각해 볼만하다.

상대적으로 적은 돈으로 시장의 온기를 누릴 수 있는 주식형 펀드를 투자의 대안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출입 동향을 봐도 시장 주변을 맴돌고 있는 대기 자금이 많다는 점을 추측해 볼 수 있다.


코스피가 2000을 넘어선 지난달 21일부터 전체적으로는 꾸준히 순유출세를 보이고 있지만 설정액(입금)과 해지액(출금)은 등락을 반복하며 `눈치보기`를 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대표적인 국내주식형펀드에서는 최근 한달새 100억원 정도가 빠져나갔다"면서도 "월지급식이나 압축형 펀드, 중소형주 펀드로는 오히려 자금이 순유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펀드 역시 이왕이면 지수가 떨어졌을 때 들어가는 것이 좋다.

펀드의 기본 단위인 한 좌 당 가격도 결국 펀드가 담고 있는 개별 종목들의 주가를 따라가기 때문에 지금 같은 상승장에서는 펀드의 기본가격도 이미 올라있는 상태이기는 하다.



하지만 지수가 더 떨어지기만 기다리다가는 시장에 집입할 기회를 영 놓치게 될 공산이 있다.

`신포도` 취급을 하기에 주식은 중장기적으로도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이고 떨어지면 들어가야지 하다가는 자칫 배고픈 여우가 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아직 늦지 않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자금과 함께 용기가 필요하다"며 "지금 지수대가 고점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있을 수 있지만 지수가 꼬꾸러질만한 이유도 없고 추가적인 상승은 열려있다"고 진단했다.

서 애널리스트는 "연초에는 선진시장이 좋았다가 최근에는 다시 이머징으로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며 "이머징 특히 국내 주식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덧붙였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역시 "단기에 지수가 이렇게 빨리 반등할 것이라고는 예측 못했다"면서도 "증시는 원래 선행하는 측면이 있고 일본 대지진 수혜와 환차익, 기업 이익 증가 등이 지속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추가 상승에 부담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방법론에서는 역시 `적립식 투자`가 대세였다.

임세찬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의 상승전망이 유효하지만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적립식 펀드는 장기 투자시 `평균매입단가인하` 효과 확대 및 매입 타이밍 포착의 부담이 적은 점 등이 매력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임 애널리스트는 "샤프(Sharp)지수 상으로 보면 적립식은 거치식에 비해 투자 위험이 낮다"며 "장기 누적 성과를 봐도 적립식의 수익률이 우위를 나타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