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고(古)미술의 향기로 유혹하네

by조선일보 기자
2009.12.24 12:02:00

[조선일보 제공]
중국 한나라부터 청나라까지의 칠기 80여점을 한자리에 모은 《아름다운 중국 옛 칠기 공예전》이 30일까지 서울 인사동 고미술품 전문 화랑 고도사(古都舍·대표 김필환)에서 열린다.

척서(剔犀), 척홍(剔紅), 척채(剔彩) 등 이름은 생소하지만, 옻칠을 겹겹이 바르고 조각해 광을 낸 방식은 우리나라의 옻공예품과 비슷하다. 문양도 우리나라 왕실에서 사용하던 용 문양을 비롯해 팔보문(八寶紋), 화조문(花鳥紋), 꽃문양 등 조선후기 유물에서 보이는 문양들을 확인할 수 있다.

송나라에서 유행하던 양식으로 은그릇 바깥에 봉황과 구름 문양을 붙인 은참누대원칠합(銀參鏤帶圓漆盒)은 화려하고 정교한 아름다움이 시선을 잡는다. 바깥에는 검은 칠을 하고 안에는 붉은 칠을 한 목태흑칠완(木胎黑漆碗), 장쑤성 일대 무덤에서 출토된 것으로 추정되는 구름무늬 이배(耳杯·귀 모양 잔)와 칠렴(漆奩)이라고 하는 통 모양 칠기도 주목된다. 전시장에 마련된 비디오를 통해 중국 칠기의 권위자인 장베이(長北) 중국 둥난(東南)대 교수의 유물 설명을 들을 수 있다. (02)735-5815





진짜와 가짜 고미술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이색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한국고미술협회(회장 김종춘)가 서울 경운동 수운회관 전시장에서 30일까지 개최하는 《진짜와 가짜의 세계》전은 서화·도자기·목기·민속품 등 800점의 진품과 200여점의 위작이 함께 전시된다. 가짜로 검증된 작품이 ‘떳떳하게’ 공개 전시되기는 처음이라 감식안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될 듯하다.

전시장에 놓인 진품과 가짜는 눈으로는 쉽게 구별되지 않는다. 삼성미술관 리움이 소장한 15세기 조선 도자기 ‘분청자인화문병(粉靑瓷印花紋甁)’을 모방한 가짜는 외형은 그럴싸하지만 인화문이 판으로 찍은 듯 자연스럽지 못하고 지나치게 무겁다. 서화의 경우 옛날 천에 새로 그림을 그리거나 정밀 복사한 그림에 낙관을 찍은 것, 옛날 작품에 새로 낙관을 찍은 것 등 위조기법도 다양하다. 소치 허련의 제자들이 그린 옛날 그림에 소치의 위조 낙관을 찍은 가짜 ‘모란도’, 새로 만든 청동정병에 문양을 넣고 녹슬게 해 옛날 것처럼 보이게 한 가짜 ‘청동은입사포류수금문정병’을 볼 수 있다.

28~30일에는 일반인들이 소장한 고미술품의 진위를 판정해주는 무료 감정 이벤트도 열린다. (02)732-2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