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내년 실적악화 부담 줄어드나

by이정훈 기자
2008.12.26 09:28:48

모간스탠리, 아·태 EPS (-)성장…한국은 10.5%로
올해 가파른 실적 하향 반영된 듯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한국기업들의 내년도 실적 악화 우려가 한풀 꺾일 것인가.

올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엄청난 속도로 기업 실적전망 하향 조정을 경험하면서 오히려 내년 성장은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6일 모간스탠리에 따르면 모간스탠리캐피탈 인터내셔널(MSCI)가 집계하는 국가별 EPS증가율 전망에서 한국 기업들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 한국기업들의 2007~2009년 EPS증가율 추정치 변화 추이

MSCI는 최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국가 기업들의 내년도 EPS증가율 추정치를 당초 +1.5%에서 -0.1%로 하향 조정했다. 1주일새 1.5% 낮췄고 4주일간을 기준으로 하면 무려 7.8%나 하향 조정된 셈이다.

국가별로 보면 최근 1주일간 인도네시아가 5.1% 하향 조정된 것을 비롯해 오스트레일리아(-3.1%), 대만(-3.0%), 파키스탄(-2.3%) 등이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된 반면 한국은 1.4% 낮아지는데 그쳤다.

아·태국가 전체 평균이 1.5% 하향 조정된 것에 비해서도 오히려 낮은 수준.



최근 4주일간을 보더라도 한국은 5.4% 하향 조정돼 대만(-25.9%), 오스트레일리아(-13.7%), 인도네시아(-11.8%) 등에 비해 월등히 낮았다.

특히 대만의 내년도 기업 EPS증가율이 -38.1%로 예상되고 있고 주요 국가들이 모두 역(逆)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 반면 우리나라는 +10.5%로 올해보다 나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도 삼성전자(005930)의 EPS증가율이 14.0% 하향 조정됐고 하이닉스반도체(000660)도 26.8% 하향 조정된 것을 감안할 때 이같은 증가율 전망치는 아주 양호한 것.

이처럼 올해가 사실상 마무리되는 시점까지도 실적 전망이 악화되지 않고 있는 것은 내년 우리 기업들의 실적이 빠르게 개선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기대도 있지만, 실상은 올해 전망이 빠르게 나빠진 덕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올해 EPS증가율 추정치는 -20.8%로 대만 홍콩에 이어 가장 나쁜 수준이며, 하향 조정 추세도 아·태 국가들 가운데 가장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