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많은 기업 밀집지역이 역시 `명당`

by조선일보 기자
2008.02.18 09:30:06

[新창업지도-대한민국 황금상권] ④업종별 분석- 주점

[조선일보 제공] 술 장사를 하려면 회식자리가 많은 기업체 밀집지역으로 가라.

서강대 남주하 교수팀이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소상공인 경제지도'에 따르면 바·대포집·호프집·요정 등 각종 술집(종업원 10인 미만)이 돈을 잘 버는 지역은 서울 강남구와 대전 유성구 등 업무상업지구가 발달한 지역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강남구의 주점(업체수 1264개)들은 업체당 평균 5598만원의 영업이익(2005년 기준)을 올려 전국 250개 시·군·구 중에서 1위를 차지했다.

강남구는 2위인 대전 유성구(3836만원)보다 영업이익이 45%나 더 많아 '술 장사 최고 상권(商圈)'으로 부각됐다. 3위는 서울 중구(3604만원)였고, 인천 계양구(3415만원)·경기 양평군(3394만원)·경기 과천시(3378만원)가 뒤를 이었다.

술집 장사가 잘 되는 1~3위 지역의 공통점은 기업체가 밀집한 곳이라는 점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 소재 74만여 개 기업체 중 16%가 중구(6만7681개·9.1%)와 강남구(5만3667개·7.2%)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



대전 유성구도 관광특구라는 특징과 함께 벤처업체·연구소가 밀집해 있다. 대전 유성구 지역경제과 관계자는 "연구소 139개와 벤처단지가 있고, 3군 통합기지인 계룡대가 10분 거리여서 업무상 술자리가 많은 게 관내 술집들이 장사가 잘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들 지역엔 일반 주점뿐 아니라 웰빙 열풍을 타고 사케(쌀로 빚은 일본식 청주)바·와인바까지 대거 들어서면서 영업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강변을 따라 음식점들이 늘어선 경기 양평군은 여가를 즐기려는 수도권 여가 수요 덕분에 주점 매출이 호조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 각종 개발계획으로 부동산가격이 급등한 곳도 술장사가 잘되는 대표 지역으로 꼽혔다. 대전시·충주시는 행정도시 호재를 만났고, 인천 계양구·서울 관악구는 아파트단지 개발로 지역주민들의 자산소득이 늘어난 지역들이다.
한국창업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개발이 이뤄진 곳에선 땅값이 올라 주민들 주머니가 두둑해지고, 외지인 방문도 잦아지면서 자연스레 술 소비도 활발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비수도권 지역의 경우 대구 수성구(13위)·강원 동해시(16위)·경남 거제시(17위)·경북 칠곡군(18위)·전남 목포시(19위)·경북 영천시(20위)·경남 김해시(22위)의 주점들이 짭짤한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