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규제, 리모델링 "봄" 오나

by윤진섭 기자
2006.04.18 09:07:22

워커힐아파트 이달 내 주민설명회 개최
리모델링 전환 움직임, 재건축 기대감 여전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답보 상태에 머물던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이 재건축 규제의 반사효과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그러나 강남권 주요 단지들은 재건축을 요구하는 주민 목소리가 높아 리모델링으로 전환하는 단지가 늘어날지는 미지수다.

2004년 GS건설(006360)과 삼성물산(000830) 건설부문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던 서울 광장동 워커힐아파트가 다음달 리모델링 설계안을 갖고 주민설명회를 연다.

지난 1977년에 지은 워커힐 아파트는 14개동 576가구 규모로 56·57·67·77평형 등 대형 평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 공사비만 1500억~2000억원 선으로 추정된다. 각 평형마다 전용면적 기준으로 10평 이상씩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송파구 일대 노후 단지도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1985년에 지어진 오금동 우창(264가구)은 6월 말에 주민 투표를 거쳐,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삼성건설, GS건설, 대림산업, 쌍용건설(012650) 등이 참여해 4강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인해 재건축이 쉽지 않았던 송파구 풍납동 미성아파트(257가구)는 최근 리모델링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했다.



한강 조망권이 가능한 동작구 흑석동 명수대 한양아파트도 쌍용건설 동부건설 등이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용산구 이촌동 타워맨션과 빌라맨션은 이례적으로 조합원 100% 동의를 받고, 현재 건축심의가 진행중이다.

하지만 강남 중층 노후 아파트 단지에서는 재건축을 요구하는 주민 목소리가 높아 리모델링 추진이 대세를 이루기는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오히려 재건축 추진이 가능할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의견이 많다. 강남의 재건축 추진 단지인 대치동 A아파트는 한 때 리모델링 전환 움직임이 있었으나 현재는 잠잠한 상태다.

이밖에 서울 반포동과 방배동의 주요 리모델링 추진 단지 등에서도 일부 주민의 재건축 추진 요구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리모델링을 추진할 경우 평면 등 구조 변경이 힘들고, 일반분양이 없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점, 그리고 초고층 건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재건축 추진 세력을 설득하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규제 강화로 한 때 리모델링을 고려해 설명회를 개최했다"며 "그러나 주민 대부분이 ‘지금까지 기다려온 것이 아깝다’며 재건축을 포기하지 않고 버티는 게 다반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