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 활황 이어갈 수 있을까…엔비디아 실적에 쏠리는 눈
by박종화 기자
2024.02.18 14:40:46
엔비디아 21일 실적발표…전년比 매출 3배 증가 전망
AI 바람 타고 1년간 주가 235% ↑…글로벌 반도체주도 동반수혜
'컨센서스 넘는 실적 못 내면 10% 이상 조정' 경고도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엔비디아가 이번 주 4분기(2023년 11월~2024년 1월) 실적을 공개한다. 전 세계 시가총액 3위에 등극하며 반도체 훈풍을 주도한 엔비디아인 만큼 이번 성적표에 따라 글로벌 증시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오는 21일 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 정보회사 LSEG에 따르면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엔비디아의 지난 분기 매출이 203억 7800만달러(약 27조 2000억원)로 1년 전(60억 5000만달러·약 8조원)보다 세 배 이상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엔비디아는 생성형 AI 바람에 힘입어 초고속 성장을 이뤄냈다. 고도화한 AI를 학습·구동하기 위한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는 점유율이 70%가 넘는 절대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 가면서 엔비디아 AI 반도체를 사기 위해 빅테크들이 엔비디아를 구애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호기에 힘 입어 엔비디아 주가는 1년 동안 235% 상승했다. 지난 14일엔 알파벳(구글 모기업)을 제치고 마이크로소프트·구글에 이어 전 세계 시총 기업 3위에 등극했다.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반도체 훈풍에 대만 TSMC나 일본 도쿄 일렉트론 등 다른 나라 반도체 기업도 함께 수혜를 입었다. 엔비디아 실적이 단순히 개별 기업 주가가 아니라 글로벌 증시 희비를 가를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키르 레너 트루스트어드바이저리서비스 수석 전략가는 “사람들이 올해 시장이 활황인 것은 사실 기술주가 활황이란 뜻이며 그 중심엔 엔비디아가 있다”고 했다. 금융중개회사 XTB의 캐슬린 브룩스 연구이사는 “AI가 차세대 산업혁명이 된다면 분명히 엔비디아 주가가 계속 상승할 것이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말했다.
다만 엔비디아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과열됐다는 목소리도 있다. 단순히 컨센서스를 맞추는 것으론 시장 기대감을 채우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류나 마키노 가벨리펀드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가 컨센서스만큼의 실적만 거둔다면 주가가 최소 10% 하락할 것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미국·일본 증시를 끌어올려 온 생성형 AI에 대한 기대감이 수정된다면 시세 전체의 하락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주 또 다른 이슈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일과 같은 날 공개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다. 지난달 FOMC에서 연준은 3월에 조기금리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시장 기대를 일축하고 신중론을 강조했다. 시장에선 FOMC 의사록을 통해 FOMC 위원들이 얼마나 매파(긴축적 통화정책 선호파)적인지 확인하고자 한다. 의사록 공개를 전후해 미셸 보먼·필립 제퍼슨 이사 등 연준 핵심 인사들의 공개발언도 예정돼 있다.
앞서 FOMC 내 중도파로 꼽히는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16일 “인내심이 필요한 상황에서 섣불리 행동하고 싶은 유혹을 물리치고 경제 변화에 따라 기민하게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피력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같은 날 CNBC 인터뷰에서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며 “너무 앞서 나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17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CME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5월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61.6%로 보고 있다. 이는 한 주 전(39.3%)보다 20%p 이상 상승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