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분쟁 장기화엔 성장株도 맥 못춰…"싼 가치株가 투자 기회"

by이슬기 기자
2018.07.18 08:19:11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글로벌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자 안정적이고 높은 성장성을 보이는 성장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무역분쟁이 더 심화될 경우 성장주도 나홀로 강세를 이어갈 수 없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가격이 싸진 가치주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단 분석이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18일 보고서에서 “무역분쟁 이슈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게 되면서 시장이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을 보였던 2014~2015년의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며 “당시엔 달러화 강세, 금리 하락, 유가 급락 등이 동시에 작용해 성장주가 대안이 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즉, 성장주에 대한 쏠림을 경계해야 한단 지적이다.

2014년~2015년은 글로벌 시장이 금융위기 이후 ‘뉴노멀’로 표현됐던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던 시기였다. 경기회복이 더디고 낮은 성장률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은 성장주에 주목했다. 성장주란 주가는 비싸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성을 갖춘 기업들을 말한다. 당시 시장이 성장주인 소비재 기업에 주목하면서 경기민감주인 조선, 철강 업종 등에 비해 차별적인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연구원은 “2014~2015년의 경우 저성장 속에 대안으로서 성장주가 강세를 보였으나 현재는 무역분쟁으로 인한 경기 둔화가 우려되는 시점”이라며 “무역분쟁이 더 심화되고 장기화 될 경우 소비재 기업이라도 나홀로 강세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러나 최근엔 달러화 강세가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고 금리와 유가가 한 단계 높아진 상황에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당장 소비재 업종으로의 전환에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성장주에 대한 쏠림은 경계해야 한단 지적이 나온다. 오히려 가치주가 투자 매력이 높아진 상황이란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지금은 1975년 이후 두 번째로 가치주의 성과가 부진한 시기”라며 “성장주보다 경기민감주인 가치주의 기회가 높아질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