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권소현 기자
2016.04.05 08:56:24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밸류액트가 미국 법무부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유전 서비스 업체인 할리버튼이 경쟁사인 베이커휴즈를 인수할때 지분매수 공시를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빌 베어 미국 법무부 반독점국 차관보는 4일(현지시간) “밸류액트가 할리버튼과 베이커휴즈의 합병에 영향력을 행사할 계획으로 지분을 똑같이 매수했다”며 “이를 통해 양사 모두에서 최대주주 중 하나로 올라섰고 실제 양사의 의사결정에 주주의 지위를 이용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유전 서비스 업계 2위인 할리버튼은 지난 2014년 11월 업계 3위인 베이커휴즈를 346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밸류액트는 양사 지분을 사들여 최대주주 중 하나로 올라섰다.
미국 공정거래법(Hart-Scott-Rodino Act)에 따르면 의결권이 있는 주식의 10% 이상 매수할 경우 공시해야 한다. 다만, 경영진의 의사결정이나 회사 경영에 영향을 주지 않는 패시브 투자자만 보고 의무에서 예외다.
밸류액트 캐피탈 매니지먼트가 운용하는 펀드는 양사 주식 매수 당시 행동주의 투자자였고, 공시하지 않은 것은 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법무부는 주장하고 있다. 양사 지분을 기반으로 인수합병 전략을 짜는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당시 밸류액트가 사들인 양사 주식은 25억달러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밸류액트는 법무부의 공정거래법 해석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이같은 소송은 행동주의 투자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밸류액트는 “주주 권리라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믿는다”며 “회사 경영진과의 관계, 투자에 대한 실사, 다른 주주들과 일상적인 의견교환 등이 모두 포함되기 때문에 법무부의 조치에 반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