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태호 기자
2010.03.31 09:04:30
[이데일리 이태호 기자] 시장을 뒤숭숭하게 만들었던 분기말 거래가 무난히 종료됐다. 비록 최근 며칠에 걸쳐 가격조정이 이뤄지긴 했지만, 회계결산을 앞둔 증권사들의 차익실현 매물이 우려만큼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온 나라를 우울하게 만든 초계함 사건도 채권시장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도 제자리로 돌아왔다.
다만 일부 중장기 구간은 유독 약한 모습을 나타냈다.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지난주 이후 7거래일 동안 23bp 상승했다. 같은 기간 통안증권 2년물은 4bp 상승한 것과 비교해 가격하락폭이 꽤 컸던 셈이다.
시장참여자들 다수는 그러나 상대적으로 큰 폭의 조정을 받은 장기물이 월말 경기지표 발표 이후로는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지표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씨티글로벌국채지수(WGBI) 편입 기대로 이뤄졌던 투기성 선취매 물량도 상당 부분 매물로 소화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통계청은 이날 산업활동동향 지표를 발표한다. 이번에도 표면적인 수치 자체는 높지만, 경기회복 속도의 완만한 둔화가 예상되고 있다.
앞서 이데일리가 국내 시장전문가 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 2월 광공업생산은 전년동월대비 평균 22.5%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12월 34.4% 증가 이후 3개월 연속 20%를 웃도는 증가세다.
다만 33년 만에 최고였던 1월 증가율(36.9%)보다는 증가폭이 둔화될 전망이다.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감소했고, 긍정적인 기저효과가 전달에 비해 줄어든 영향이다. 1월 광공업생산 증가율은 지난 1976년 6월 이후 가장 높았다.
한편 간밤에 발표된 미국 경기지표들은 대부분 견조한 것으로 나타나 채권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민간경제연구기관인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3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전월 46.4(수정치)에서 52.5로 상승했다. 이는 당초 전망치인 50~51보다 높은 수치이다. 향후 고용시장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지수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20대 대도시의 주택가격을 나타내는 1월 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계절조정)는 전월비 0.3% 상승했다. 당초 0.3%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는 반대로 나왔고, 미국의 대도시 집값은 전월비 증가세가 8개월 연속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