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철응 기자
2010.02.25 09:11:02
기존 주택 안 팔려 입주 못해
건설사 자금압박 갈수록 심화
[이데일리 박철응 기자] 신규아파트 입주율이 50%에도 못 미치는 단지들이 수두룩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조한 입주율로 자금이 제대로 돌지 않으면서 건설사들의 재무상황도 악화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는 25일 최근 전국의 새아파트 입주율을 조사한 결과 경기지역 25곳을 비롯해 80여개 단지의 입주율이 7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지난해 2월부터 올 1월 사이에 입주가 시작된 단지들이며 입주율은 건설사와 중개업소, 아파트 관리소 3곳을 조사한 후 평균치로 계산했다.
삼성물산(000830)(건설)과 GS건설(006360)이 함께 지은 광명시 철산동 `래미안자이`(2072가구)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입주를 시작했는데 입주율은 45%에 그치고 있다.
GS건설은 이 단지에 대해 입주율과 달리 잔금 지급율은 90% 이상이라고 밝혔다. 잔금을 지급하고도 입주하지 않는 경우는 투자 목적으로 계약했는데 전세나 전매 수요가 없거나, 기존 거주 주택의 매매가 지연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대림산업(000210)과 동부건설(005960)의 광명 e편한세상센트레빌(2815가구)은 17%의 저조한 입주율을 보이고 있다.
경기지역 대규모 단지별로 입주율을 보면 ▲원당e편한세상1단지(1486가구) 37% ▲포일 자이(2540가구) 58% ▲오산 세마 e편한세상(1646가구) 10% ▲안양 석수동 아이파크(1134가구) 67% 등이다.
인천지역은 대림산업과 코오롱건설의 신현e편한세상하늘채(3331가구)가 60%의 입주율을 보이고 있으며 GS건설의 영종 자이(1022가구)는 지난해 10월부터 입주를 시작했는데도 18%에 불과하다.
서울지역은 비교적 입주율 낮은 단지가 많지 않은 편이다. 단 은평뉴타운우물골이 단지별로 15~20% 입주율을 보이며 행당동 두산위브(465가구)가 20%로 저조하다.
지방에서는 대구지역에 입주율 낮은 단지가 비교적 많았다. 범어동 두산위브더제니스(1494가구)가 15%이며 ▲상동 동일하이빌레이크씨티(1411가구) 30% ▲월성동 e편한세상(1097가구) 25% ▲평리동 롯데캐슬(1281가구) 23% 등으로 조사됐다.
주요 업체별로 보면 대림산업의 아파트 단지가 8곳이 포함되며 가장 많았고 GS건설은 1000가구 이상 수도권 대규모 단지 3곳이 낮은 입주율을 보였다. 현대건설(000720)은 용인과 파주에서 3곳이 포함됐는데 특히 파주 문산 힐스테이트 2차(454가구)가 15%로 저조하다.
이같은 낮은 입주율은 최근 부동산 거래 시장이 침체되면서 기존 거주 주택 매매가 힘들어진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업체 입장에서는 분양가의 30% 가량인 잔금이 들어오지 않아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으며 `불 꺼진 아파트`라는 이미지 훼손도 불가피하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입주율이 떨어져 분양 수익금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으면 당장 공사비 지급 등에 문제가 생긴다"면서 "시행사와 시공사가 함께 입주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