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수사장 "현대건설 해외수주 65억달러 목표"

by윤진섭 기자
2008.05.02 09:02:27

"600억弗 달성 등 올해 의미 있는 한해 될 것"
"당초 47억弗 해외수주 목표, 65억弗 상향조정"

[카타르 메사이드=이데일리 윤진섭기자] "해외 대형 공사에는 현대건설이 초청 0순위입니다. 이른바 초청수주 시대가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올해 해외 수주 목표도 47억달러에서 65억달러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글로벌 건설 리더업체로 해외부문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것입니다"

국내 건설업체 최초로 해외수주 600억달러라는 금자탑을 세운 현대건설.

▲ 이종수 현대건설 사장은 올해 해외수주를 65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종수 현대건설(000720) 사장은 지난달 29일 카타르 메사이드에서 열린 비료공장 착공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해외수주 목표달성에 자신감을 피력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1965년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해외에 진출한 이후 총 600억달러가 넘는 해외수주고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건설 시장에서 따낸 일감의 4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올해엔 해외에서 65억달러의 일감을 따낸다는 목표다. 내부 회의를 거쳐 당초 목표로 세웠던 47억달러보다 무려 18억달러 늘려 잡았다. 내부에서는 70억달러 돌파도 가능하다는 낙관론이 나올 정도다.

이 같은 기대는 창사 이래 최대 사업인 총 38억달러(현대건설 지분 20억달러) 규모의 카타르 라스라판 복합발전소 공사를 따낸데 이어 쿠웨이트 알주르 정유공장, 두바이 제벨알리 P복합화력 발전 등 대형 사업 수주가 예고돼 있어서다.

이종수 사장도 "올해가 여러모로 의미 있는 한해가 될 듯 하다. 해외 누적 수주액 600억달러는 달성했고, 단일 최대 플랜트 공사도 따냈다. 연간 최고 기록도 조만간 갈아치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해외수주 연간 최고 기록은 1999년의 41억5000만달러였다.

이 사장은 이를 위해 쿠웨이트,카타르,사우디,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지역과 싱가포르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수주역량을 집중할 작정이다.

해외 대형 발주시장에서 현대건설이 잇따라 러브콜을 받는 것에 대해 이 사장은 "현대건설 특유의 의지와 도전정신, 한 차원 높은 기술력의 3박자가 맞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대건설은 설계·시공·시운전 등 EPC를 완벽하게 독자적으로 진행 할 수 있는 회사라고 자부한다.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플랜트 분야에서 현대건설이 연이어 초청되는 데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여기에 PM(프로젝트 관리) 능력도 갖추고 있다. 외국 발주사들이 현대건설을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사장은 해외건설 역시 유럽과 일본 등 선진업체와 중국과 인도 등 후발업체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면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이 사장은 "아직까지 일본과 유럽 선진업체에 비해서는 엔지니어링과 프로큐어먼트(procurement,적시적소에 자재를 동원하는 능력) 능력이 뒤쳐지고 있으며, 우리의 우수한 시공능력도 중국과 인도에 따라잡힐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들어 해외공사의 덩치가 커지고,시공사가 설계.자재구매.시공.시운전까지 맡다 보니 그만큼 책임도 커지고 있다"며 "수익성 확보를 위한 리스크 매니지먼트(위험관리)를 제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뛰는 자재가격에 부쩍 신경 쓰고 있고, 가격을 감안한 양질의 수주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실무부서에 지시했다고 이 사장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장은 "현대건설이 비록 국내 최고의 건설회사라고 자부하지만 아직도 다른 업종과 달리 800여명의 해외근무직원들에게 자녀학자금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고 있어 사장으로서 늘 미안한 마음"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또 해외 근로자에 대한 세제 혜택 확대도 필요하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이 사장은 "국외 근로소득 비과세 혜택이 월 1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줄어들면서 국외 근로자들의 세 부담이 커졌다"며 "외국은 국외 인력을 위해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600억달러 수주 달성에 대해 "선배들의 고귀한 땀방울이 모여 600억달러 수주라는 금자탑을 쌓았다"며 "현대건설 특유의 끈기와 의지, 자긍심을 갖고 오늘도 해외현장에서 묵묵히 땀방울을 흘리는 임직원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