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연봉 1400만원 로봇 일꾼’ 대기, 노조도 변해야

by논설 위원
2026.01.23 05:00:00

새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선보인 휴머노이드 로봇의 개선된 성능을 보면 놀랍다. 혁신적으로 진화한 기능에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현대자동차그룹 로봇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는 생산라인에 바로 배치가 가능한 수준인데 1년 유지비는 1400만원 정도로 알려진다. 대당 가격이 약 2억원(13~14만달러)으로 다소 비싼 편이지만 하루 16시간 이상 일할 수 있다. 근로자 2명 몫을 해내는 셈인데 미국의 대형 완성 자동차 기업 근로자 연평균임금 8만달러와 비교해보면 배치 2년 만에 구입비를 회수한다는 얘기가 된다.

날로 진화하는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감안하면 이 회사가 발표한 2028년 양산 시기 이전에 더 나은 개선 모델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계속 내려갈 것이고 업무효율은 훨씬 개선될 게 확실시된다. 아틀라스의 경쟁 로봇으로 올해 양산 예정인 테슬라의 ‘옵티머스’와 이미 판매 중인 중국 유니트리의 ‘H2’ 가격이 2만~3만달러라는 점을 고려해도 그렇다. 아틀라스 로봇은 생산 규모가 1만 대만 되면 지금이라도 10만달러 이하로 내려갈 수 있다는 게 산업계 분석이다. 관리만 잘하면 10년 이상 사용 가능하며 50kg까지 자유자재 운반 능력에 배터리 교체도 스스로 해낼 정도로 자율활동형이다.



이 모델을 선보인 현대자동차의 주요 상장 계열사 근로자 연평균임금이 1억3000만원에 달하는 현실에서 시사점이 크다. 근로자의 10%만 이 로봇으로 대체해도 연간 1조 7000억원의 인건비 절감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이미 나와 있다. 복리후생비가 따로 들 필요도 없고 대규모 식당이나 휴게 공간도 필요하지 않은 게 로봇이다.

성큼 다가온 ‘노동의 종말’은 기대와 함께 우려도 자아낸다. 높은 생산성은 모든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낮춰주겠지만 일자리나 세수(稅收)에서는 적지 않은 변수가 된다. 이런 메가트렌드를 가장 주목해서 봐야 할 곳은 노동조합들일 것이다. 생산성 비교는 언급할 필요조차 없고 로봇은 태업도 파업도 하지 않는다. 단체협상도 필요 없다.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도 점거 농성도 불법 시위도 않는다. 노조가 구태를 떨치고 변하지 않으면 노동의 종말은 더 빨라질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