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잘 나가는 K푸드…지난해 성적표 보니

by노희준 기자
2025.03.20 06:01:20

오리온, 매출 1.27조 전년비 7.7%↑...영업익 2439억 10%↑
농심, 매출 3549억 전년비 5%↓ VS 영업익 151억 30%↑
빙그레, 매출 421억 전년비 10%↑ VS 순익 1.6억 92%급감
"가격 인상·한한령 해제·경기부양책 등에 실적 성장 기대"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국내 주요 식품회사들의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오리온은 외형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반면 농심은 외형 성장에 실패했고, 빙그레는 수익성을 놓쳤다. 다만 올해는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 및 한한령(한류 콘텐츠 금지령) 해제 가능성 등으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리온(271560)의 지난해 중국법인 매출액은 1조 2701억원으로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도 10.4% 늘어난 2439억원을 기록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계속 성장하고 있는 간식점, 벌크시장 등 채널 판매가 확대되면서 실적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오리온 중국법인은 지난해 대형마트에 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을 기존 직접 공급에서 중간 도매상을 거치는 간접 공급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실적이 다소 주춤해지기도 했지만 사업 구조 재정비를 마무리하고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면서 효과를 봤다.

오리온은 중국법인 실적이 절대적이다. 2023년 기준으로 전체 매출에서 중국법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한다. 국내 매출 보다도 큰 상황. 오리온은 1993년 베이징사무소를 개설하면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1995년 중국 법인을 설립했다. 2013년에는 중국에서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현재 중국내 총 6개 공장을 갖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라면시장이라 농심과 삼양라면 등 국내 주요 라면회사에도 중요한 시장이다. 지난해 기준 중국 라면 시장은 20조원 수준으로 글로벌 라면 수요(57조원)의 35%를 차지할 정도다.

농심 중국법인은 지난해 외형 성장에는 실패했지만 수익성은 챙겼다. 농심(004370) 중국법인은 지난해 매출이 3549억원으로 전년보다 5% 감소했다. 매출 기준으로 중국법인은 지난해 농심 전체 해외 법인에서 가장 큰 감소를 기록했다. 중국 온라인 채널 판매 감소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151억원으로 30%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내수부진으로 매출 확장보다는 수익성 개선 위주로 영업을 했다”며 “공급방식을 중국 현지 유통업체(유베이)를 통한 공급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온라인 채널 매출 둔화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삼양식품(003230)은 지난해 중국법인 매출이 75% 급증했다고 밝혔다. 푸팟퐁커리불닭볶음면 등 불닭브랜드의 현지 신제품과 불닭 소스 협업 등 맞춤형 전략을 강화하면서 큰 폭의 성장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빙그레(005180)는 지난해 중국법인 매출이 421억원으로 전년보다 10.6% 증가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1억 6000만원으로 전년비 92.4% 감소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물류비 증가 등으로 원가 부담이 늘어났고 현지 매출 증대를 위한 영업 및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이익이 감소됐다”면서 “올해는 늘어난 매출을 바탕으로 지속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고 현지 수익성 제고 전략을 통해 내실을 다지는 전략을 펼칠 예정”이라고 했다.

올해 국내 식품회사는 중국에서 보다 개선된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한한령이 해제된다면 중국내 한국 콘텐츠가 활발하게 확산하면서 한국의 문화와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어 식품회사들의 추가적인 매출 확대가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해외 법인의 현지 제품 가격 인상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태환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관세 정책 변화에 따라 농심 등 식품사들이 해외 법인 제품의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