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인사의 비둘기 발언 훈풍… 올해 마지막 금통위 대기[채권브리핑]

by유준하 기자
2023.11.29 08:38:26

미국채 10년물 금리, 6.9bp 하락한 4.321%
월러 연준 이사 “높은 금리 유지할 이유 없어”
CME 페드워치, 내년 5월 기준금리 인하 전망
올해 마지막 한은 금통위서 총재 스탠스 경계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29일 국내 국고채 시장은 간밤 미국채 금리 흐름을 반영하며 강세 출발이 예상된다. 매파적 인사로 분류되던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비둘기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미국채 금리는 하락,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에서의 내년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55.8%서 66.9%로 상승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사진=AFP)
간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경기를 진정시키고 인플레이션을 (정책 목표인) 2%대로 회복시키기 위한 정책이 자리를 잡고 있다는 확신이 생기고 있다”면서 “높은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할 이유가 없다”는 낙관적 견해를 드러냈다.

같은 날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는 “적시에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고 정책을 긴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기준금리를 추가로 더 인상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매파적 인사로 분류되던 월러 이사가 비둘기 스탠스를 보이면서 채권 시장의 강세를 자극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6.9bp 하락한 4.321%에, 2년물 금리는 14.8bp 하락한 4.742%에 거래를 마쳤다.

내년 5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역시 더욱 커졌다. 미국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 가격에 기반한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내년 5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전날 55.8%서 66.9%로 10%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이에 국내 국고채 시장도 이날 강세 출발할 전망이다. 그간 3년물 금리 기준 3.6% 초반대의 하방 지지선을 뚫고 내려갈지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30년물 역시 지난 21일에 이어 재차 3.6%선 밑으로 추가 강세를 보일 공산이 크다. 전날 기준 고시 금리는 각각 3.608%, 3.603%였다.

다만 하루 앞으로 다가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는 이 같은 강세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기준금리 동결이 예상되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매파적 스탠스를 보일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치인 2%대는 내년 8월쯤에야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날 금융투자협회 채권포럼에 참석한 임재균 KB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5년간 월별 평균 물가 상승률을 통해 추정해볼 때 2%대 물가는 내년 8월에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효과를 감안하면 물가는 내년 8월이 아니라 9월 늦으면 내년 4분기에 2%대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계부채 상황 역시 녹록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가계부채가 증가한 만큼 섣부른 인하 시 물가를 잡기 위한 중앙은행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