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IS테러 같은 학살"…'부차학살' 러시아 감싼 中대사
by황효원 기자
2022.04.06 08:34:07
中대사 "성급한 비난 금물"
젤렌스키, 유엔 안보리 연설…"유엔 문 닫을건가?"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우크라이나 민간인 희생자들의 모습을 담은 끔찍한 영상이 5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상영되자 회의장이 술렁였지만 중국 측은 러시아를 감싸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
|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퇴각하면서 그동안 민간인을 무차별 학살한 정황이 드러나 국제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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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 참석한 장준 주유엔 중국대사는 부차 등에서 우크라이나 민간인 희생자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공개된 뒤에도 “성급한 비난은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안보리에서 화상 연설을 한 뒤 해당 영상을 공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은 민간인의 팔다리와 목을 베었다”며 러시아군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에 빗대 표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여성들의 자녀들은 눈앞에서 성폭행당한 뒤 살해됐다”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저질러진 가장 끔찍한 전쟁범죄다. 그들은 고의로 아무나 죽이고 온 가족을 몰살했으며 시신을 불태우려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여러분은 유엔의 문을 닫을 준비가 됐느냐. 국제법의 시대는 끝났느냐”고 물으며 “그렇지 않다면 당장 행동해야 한다. 책임 추궁이 불가피하다”며 국제사회의 각성을 촉구했다.
영상을 본 뒤 장 대사는 “부차에서 발생한 민간인 희생의 영상과 기사는 아주 끔찍하다”면서도 “전후 상황과 정확한 사건의 원인에 대한 검증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사실에 근거한 비판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장 대사의 발언은 끔찍한 영상에 대해 러시아를 강하게 비판한 국제사회와 확연한 온도 차가 느껴지는 주장이다. 장 대사는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는 사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뿐이라며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와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