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경제정책, ‘정줄’ 놓고 쉽게 알려드립니다”
by공지유 기자
2022.01.31 15:06:32
기획재정부 디지털미디어기획팀 유튜브 채널
어려운 경제소식…상황극·패러디로 소통 강화
"정책 쉽게 알려야…미디어 변화 맞춰 다양한 시도"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한 남성이 유치원 모자를 쓰고 ‘오징어 게임’에서처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놀이를 하고 있다. 요즘 트렌드에 맞는 50여초짜리 세로 영상이 올라온 곳은 바로 경제부처의 꽃 기획재정부 유튜브 채널이다.
공적개발원조(ODA),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녹색기후기금(GCF)…경제정책 전반을 총괄하는 부처 특성상 국민에게 쉽게 다가오지 않는 용어들이 많다. 이에 기재부 디지털미디어기획팀에서는 어떻게 하면 이해하기 쉽게 정부의 경제정책을 전달할지를 매일같이 고민한다.
그렇게 탄생한 콘텐츠 중 하나가 바로 ‘슬기로운 모에프(MOEF·기획재정부) 생활’이다. 기존 딱딱한 형식을 벗어나 20~30대도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형식과 스토리에 변화를 줬다.
기재부 내에 있는 부서를 소개하는 ‘슬기로운 모에프 생활’은 해당 과에 맞는 스토리를 전반부에 콩트 형식으로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이끌게 한다. 인구경제과 편에서는 디지털미디어기획팀 주무관이 유치원생 분장을 하고 나타나 친구 없이 혼자 놀이터에서 노는 장면이 나온다. 이후 출산율 제고와 적응력 강화 등 인구감소 대책을 담당하는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를 소개한다.
콘텐츠 관련 전반적인 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이훈용 기재부 디지털미디어기획팀 주무관은 “기재부 내 잘 알려지지 않은 부서를 스토리를 담아 재미있게 소개하자는 취지로 이런 콘텐츠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상을 만들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고민하는 건 시청자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는 일이다. 기존 기재부의 딱딱한 이미지를 벗기 위해 복권위원회를 소개할 때는 이 주무관이 10만원어치 복권을 직접 사서 긁는 모습을 보여준다. 개발금융국 소개 영상에서는 1970년대 외국인 역할과 한국 아이 역할 등 1인 다역으로 열연을 펼친다.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쇼츠(Shorts)’ 기능도 활용하고 있다. 촬영하면서 재미있는 NG 장면이나 B컷들을 예고편 형식으로 1분 이내의 세로 영상으로 올리고 있다. ‘영상이 웃겨서 기대가 된다’는 댓글이 달리는 등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 주무관은 “기재부라고 하면 무서운 이미지만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다양한 정책들을 많은 사람들이 쉽게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도 미디어를 활용해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새로운 영상들의 기획도 준비 중이다. 하광식 기재부 디지털미디어기획팀장은 “딱딱할 수 있는 경제 소식을 어떻게 말랑말랑하게 만들어 국민에게 다가갈지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빠르게 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춰 구독자 저변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